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0만건 아래로 내려가며 예상보다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신규 고용이 크게 둔화하면서 미국 노동시장의 냉각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들이 대규모 해고에 나서는 상황은 아직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가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한 주 동안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보다 2000건 감소했고 시장 예상치보다도 낮았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0만건 아래를 유지하면서 노동시장 자체는 여전히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고용시장 전체를 보면 상황이 마냥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미국의 9월 비농업 일자리는 2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증가폭을 크게 밑돈 수치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상당히 위축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즉 미국 노동시장은 현재 ‘대규모 해고는 많지 않지만 새로운 사람을 뽑는 속도도 느린’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실제로 해고된 근로자들의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인 반면, 신규 고용은 기업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람을 채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두 지표가 서로 다른 방향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 최근 미국 고용시장의 특징이다.
이번 자료에서 계속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사람의 수도 증가했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71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장을 잃은 사람이 다시 일자리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업의 해고는 제한적이지만 신규 채용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구직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과정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이다. 노동시장이 급격하게 약화될 경우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 경제는 높은 금리와 기업들의 투자 부담, 지정학적 불안 등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은 기업 비용과 소비자 물가에 다시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어 노동시장과 물가를 함께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노동시장이 완전히 무너지는 단계는 아니지만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신호다.
특히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낮게 유지되는 것만으로 노동시장 전체가 건강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용 자체가 줄어들면 당장 실업자가 급증하지 않더라도 구직자들의 취업 기회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에게도 이번 고용지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노동시장 둔화는 기업의 채용과 임금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경기 상황에 따라 소비와 사업 매출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으로 시장은 실업수당 청구뿐 아니라 신규 고용, 실업률, 임금 상승률, 기업 채용공고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서 미국 노동시장의 실제 체력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