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한인 인구 구성이 달라지면서 한글학교의 한국어 교육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정에서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익힌 학생들이 읽기와 쓰기를 배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영어가 더 편한 이민 1.5세·2세 부모의 자녀가 늘면서 말하기와 듣기부터 가르쳐야 하는 학교가 많아졌다.
미주중앙일보가 10월 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남가주와 애틀랜타의 한국학교들은 학생들의 언어 환경에 맞춰 수업 방식과 학습 지원을 바꾸고 있다. 부모가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아 자녀의 숙제를 도와주기 어려운 가정이 늘면서, 학교가 수업 외 시간에 학습을 지원하거나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하는 보조교사를 활용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남가주한국학원 산하 풀러턴 한국학교는 재학생 약 400명 가운데 10~15%가 영어가 편한 1.5세·2세 부모의 자녀인 것으로 소개됐다. 학교는 한국어 숙제를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수업 후 추가로 공부할 수 있는 ‘홈워크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 5명으로 시작한 프로그램 참여 학생은 40명으로 늘었다. 한국어와 영어에 능숙한 졸업생 보조교사들도 수업 내용을 설명하며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인사회 내부의 세대 교체와 맞물려 있다. 이민 1세 부모가 자녀에게 한국어를 직접 가르치던 환경에서,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부모가 자녀를 한국학교에 보내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국제결혼 가정이 늘고 가정에서 한국어를 사용할 기회가 줄어든 점도 교육 현장의 변화를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학교의 역할도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 확대되고 있다. 학생들은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의 역사와 명절, 음식, 생활문화 등을 배우며 자신의 뿌리와 가족의 이야기를 이해할 기회를 얻는다. K팝과 한국 음식 등 한국문화의 세계적 인기도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동기가 되고 있다. 한국학교에서 배운 언어가 가족과의 소통뿐 아니라 대학에서의 한국어 학습과 문화 교류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난다.
그러나 학교마다 교사와 재정, 교재 확보 여건이 달라 새로운 교수법을 도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 차이가 커질수록 수업을 세분화하고, 이중언어 교사를 확보하며, 가정에서도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미주 한글학교의 변화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익히는 교육에서 제2언어로 배우는 교육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차세대 한인들이 한국어와 문화를 꾸준히 접할 수 있도록 교육 방식과 지원을 함께 발전시키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