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샌마리노에 위치한 헌팅턴 라이브러리(The Huntington Library) 식물원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하고 기괴한 식물 중 하나인 '시체꽃(Corpse Flower)' 두 송이가 동시에 꽃을 피워 화제다.
1999년 식물원 내 재배 성공 이후 27년 만에 일어난 두 번째 동시 개화 사례다.
이 희귀하고 짧은 순간의 장관을 보기 위해, 그리고 그 냄새를 직접 맡아보기 위해 수천 명의 관람객이 수시간 동안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일부 관람객들은 3시간 이상을 기다리기도 했다.
식물원은 평소 오후 5시에 문을 닫지만 줄을 선 모든 관람객이 두 꽃을 볼 수 있도록 특별한 혜택을 제공했다.
1999년부터 헌팅턴은 29차례의 시체꽃 개화를 전시해 왔으며, 이는 미국 서부의 그 어떤 곳보다 많은 기록이다. 하지만 식물원 측은 이번처럼 긴 줄이 늘어선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시체꽃은 개화 절정 상태가 24~48시간 정도로 매우 짧아, 관람 시간도 짧을 수밖에 없다.
시체꽃을 관람한 한 시민은 "정말 고약하고 고약한 하루였다"고 말했다.
헌팅턴의 브랜든 탐 부큐레이터는 "사람마다 냄새에 대한 해석이 매우 다르다. 아이들은 가끔 '체육관 양말 냄새'가 난다거나 '썩은 달걀 냄새'가 난다고 한다. 나에겐 여름날 뜨겁게 달궈진 쓰레기통 냄새처럼 느껴진다. 고약한 냄새를 예상하고 코를 움켜쥐고 들어오는 아이들을 보는 건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시체꽃의 신비: 왜 '시체꽃'이라 불리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이 원산지인 티탄 아룸(Titan Arum), 일명 시체꽃은 개화 시기에 엄청난 악취를 풍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꽃이 피면 썩은 고기나 썩은 달걀과 유사한 강렬한 냄새를 뿜어내는데, 이 악취는 파리와 딱정벌레 같은 곤충을 유인하여 꽃가루를 옮기게 하려는 식물 고유의 생존 전략이다.
이 희귀성 식물은 높이가 최대 3.6미터(12피트)까지 자라며, 성장기에는 하루에 최대 15센티미터(6인치)씩 자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야생에 1,000그루 미만으로 남아 있는 멸종위기 식물이기도 하다.
이례적인 동시 개화
이번에 개화한 두 송이는 '오도라(Odora)'와 '오도리세우스(Odysseus)'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두 송이가 동시에 꽃을 피운 것은 헌팅턴 식물원 역사상 매우 드문 일이다.
식물학자들은 두 꽃이 동시에 개화한 원인에 대해 식물원 내 정밀한 온·습도 조절과 영양 상태 관리가 일정한 임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현재 헌팅턴 식물원은 총 43그루 이상의 티탄 아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 서부에서 가장 방대한 공개 전시 규모를 자랑한다.
과학계는 이번 동시 개화를 멸종위기종인 티탄 아룸의 번식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보고 있다.
헌팅턴 식물원의 전문 인력들은 이번 개화를 통해 해당 종의 유전적 특성과 수분 환경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로 수집할 예정이다.
시체꽃의 강렬한 냄새는 일반적인 꽃 향기와는 차원이 다른 '악취'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직접 경험하려는 방문객들의 줄이 식물원 입구부터 길게 이어지고 있다.
일생에 몇 번 보기 힘든 자연의 신비를 확인하려는 시민들에게는 냄새마저도 특별한 기록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