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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만불 메디케어 사기 '간 큰' 한인 약사... AI와 데이터 분석에 딱 걸렸다

뉴욕 일대서 약국 5곳 운영하며 7년간 세금 편취… 징역 63개월 선고, 600만불 몰수 명령

코리아포탈 기자
2,400만불 메디케어 사기 '간 큰' 한인 약사... AI와 데이터 분석에 딱 걸렸다

뉴욕 인근에서 다수의 약국을 운영하며 수천만 달러 규모의 의료보험 사기 행각을 벌여온 한인 약사에게 중형이 선고되었다.

특히 노인과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의 필수 보건 프로그램인 메디케어(65세 이상 또는 장애인)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를 사익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미 수사 당국이 '의료 시스템에 대한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공격'으로 규정할 만큼 미주 한인 사회와 뉴욕 의료계에서 손꼽히는 초대형 금융·의료 범죄로 남게 됐다.

특히 이번 범죄가 제보가 아닌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에서 걸렸다는 점에서, 향후 의료 범죄 예방 및 단죄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징역 63개월과 600만 달러 재산 몰수

연방법무부에 따르면, 뉴욕 해리슨에 거주하는 김태성(61세·영어명 테리) 씨는 지난 24일 연방법원 브루클린 지법에서 징역 63개월(5년 3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김 씨에게 허위 청구액인 2,440만 달러 전액에 대한 배상을 명령했으며, 범죄 수익으로 챙긴 600만 달러에 대해서도 재산 몰수를 명령했다. 몰수 대상에는 김 씨의 은행 계좌와 부동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7년간 이어진 'ATM 식' 사기 수법

김 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퀸즈, 하와이 등지에서 4개의 소매 약국을 운영하며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의료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처방약을 메디케어에 청구하는 방식으로 7년 동안 무려 2,440만 달러를 편취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매 약국 4곳에서 발생한 사기 금액으로는 이례적으로 크다. 보통 수백만 달러 단위에서 적발되는 일반적인 케이스와 달리, 7년간 장기적으로 시스템을 착취해온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법원이 600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 계좌와 부동산을 즉각 몰수하라고 명령한 것은, 그만큼 이들이 벌어들인 부당 이득이 확실하고 규모가 방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화이트칼라 범죄, 특히 초범인 경우가 많은 의료 사기에서 징역 63개월(5년 3개월)의 실형도 상당히 무거운 처벌에 속한다. 이는 법원이 이 사건을 '매우 질 나쁜 악의적 범죄'로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김 씨는 7년 동안의 범행 과정에서 의료진에게 단순한 현금 지급을 넘어 병원 운영비 명목으로 사무실 임대료 지원과 직원 제공 등의 파격적인 뇌물을 건넸고, 환자들에게는 현금과 슈퍼마켓 상품권을 지급하여 불필요한 처방을 받도록 유도했다.

직원 및 다른 공동 소유주 4명, 의사 2명들과 함께 공모해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처방전을 받게 하고, 이를 슈퍼마켓 상품권으로 교환해주거나 OTC 카드 잔액을 현금으로 제공하는 수법이었다. 이는 의료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카르텔형 범죄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여러 무역회사를 통해 체크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거래인 것처럼 가장하여 세탁되었다.

사기 수익을 무역회사를 통해 세탁한 점은 이들이 일반적인 약사가 아니라 전문적인 금융 범죄 조직처럼 움직였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치밀하게 설계된 '카르텔형 기획 범죄'로, 단순히 가짜 청구서를 낸 수준이 아니라, 의료계의 전형적인 '검은 고리'를 완성한 대형 범죄가 되었다.

"정부를 ATM처럼 이용한 범죄"

조셉 노첼라 주니어 연방검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피고인은 노인과 저소득층이 의존하는 의료보험을 악용해 납세자의 돈을 빼돌렸다"며 "정부를 ATM처럼 이용하려 한 범죄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연방 검찰이 보도자료에 직접 "정부는 ATM이 아니다"는 문구를 넣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국가 의료 시스템을 사금고로 여긴 파렴치한 범죄라는 것이다.

이 사건은 "한인 약국 업계의 신뢰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으며,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한인 약사와 의료인들에게 큰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뉴욕 일대 5개 약국이 조직적으로 가담했다는 점에서, 향후 당국의 한인 운영 약국에 대한 감시와 세무조사가 강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김 씨와 공모하여 자금 세탁을 도운 파트너 펑 제프 지앙은 지난해 10월 이미 징역 15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지앙은 김 씨의 지시를 받아 약국 소유주들 사이에 이익을 배분하고 뇌물을 전달하는 등 자금 세탁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공범 지앙이 체포되자 휴대전화 텍스트 메시지를 삭제하고, 자신의 집 명의를 자녀 명의로 이전하는 등 자산 은닉 및 증거인멸, 해외 도피까지 시도했다.

AI와 데이터 분석에 걸렸다

법률 및 회계 전문가들은 "최근 연방 정부의 메디케어 사기 단속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매우 정교해졌다"며, "과거의 관행대로 운영하다가는 김태성 씨와 같은 중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김태성 약사 사건 역시 연방 정부의 데이터 분석(Data Analytics) 기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단순히 누군가의 제보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먼저 '이상 징후'를 포착한 사례다.

2026년 들어 미 정부가 '국가 사기 단속국(National Fraud Enforcement Division, NFED)'을 신설하고 AI 수사 기법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이 사건이 대표적인 본보기 사례로 다뤄지고 있다.

미 연방 보건복지부(HHS)는 이미 2011년부터 오바마 케어의 일환으로 '사기 방지 시스템(FPS, Fraud Prevention System)'을 도입해 운영해오고 있었다.

과거에는 일단 돈을 주고 나중에 사기가 의심되면 조사하는 '추적 방식(Pay and Chase)'이었다.

AI 도입 후에는 돈을 지급하기 직전에 AI가 청구 데이터를 분석해, 수상하면 일단 지급을 보류하거나 수사관에게 알람을 보내는 '예방 방식'으로 바뀌었다. 김 씨 사건도 7년간의 누적 데이터가 AI의 임계치를 넘는 순간 덜미가 잡힌 것이다.

이 시스템은 비자(VISA)나 마스터카드(MasterCard) 같은 신용카드 회사들이 쓰던 '부정 사용 감지 시스템'을 그대로 의료 보험에 적용한 것이다. 평소 뉴욕에서만 결제되던 카드가 갑자기 같은 시간에 하와이에서 긁히면 바로 정지되는 것과 똑같은 원리다.

연방 보건복지부 감사국(HHS-OIG)과 FBI는 다음과 같은 데이터 패턴을 통해 김 씨의 약국들을 정밀 조찰 타겟으로 삼았다.

비정상적인 청구 급증 (Abnormal Billing Spikes):

김씨가 운영한 4개 약국 같은 특정 약국에서 갑자기 특정 처방약 청구액이 평소보다 몇 배로 뛴 데이터가 포착되었다. 특히 환자 수에 비해 고가의 처방약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것이 AI 분석을 통해 드러났다.

공동 처방 네트워크 (Prescriber-Pharmacy Correlation):

데이터 분석 결과, 김 씨의 약국 5곳으로 처방전을 몰아주는 특정 의사 그룹이 발견되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환자들이 거주지 인근의 다양한 약국을 이용하지만, 김 씨의 경우에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병원의 환자들이 김 씨의 약국으로만 몰리는 기현상이 데이터로 확인되었다. 김 씨가 운영하는 퀸즈와 하와이의 약국 4곳 사이에서 동일한 환자 명단이 공유되기도 했다.

의료적 불필요성 (Medical Unnecessity):

AI가 환자들의 과거 병력 데이터와 현재 처방된 약을 대조 분석했을 때, 해당 처방이 치료 목적이라기보다 단순히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는 '부적합성' 판정을 내렸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료적 필요성이 없는 처방약이 반복적으로 청구된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수사관들이 일일이 장부를 대조해야 했지만, 이제는 CMS(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의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청구 데이터를 분석한다.

시스템이 '이상 징후'를 띄우면, 수사 당국은 해당 약국의 계좌 흐름을 추적한다. 김 씨가 무역회사를 통해 돈을 세탁한 정황도 이 과정에서 금융 데이터 대조를 통해 덜미가 잡혔다.

결국 데이터 분석으로 혐의를 좁힌 뒤, 실제 환자들과 의료진에 대한 조사를 통해 현금과 상품권(뇌물)이 오간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하며 수사를 마무리 지은 것이다.

CMS의 최고 운영 책임자(COO) 킴 브랜드는 "AI를 활용해 1년 만에 20억 달러의 사기 청구를 막아냈다"고 발표했다.

코리아포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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