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차량등록국(DMV)이 운전면허 소지자의 개인정보를 외부 기관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가주 내 100만 명에 달하는 서류미비자(불법체류자)들의 신원 노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추진 배경: "공항 이용하려면 정보 넘겨라?"
가주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추진하는 명분은 '연방 리얼아이디법(Real ID Act)' 준수다.
공항 보안 검색대 등 연방 시설에서 가주 운전면허증을 유효한 신분증으로 인정받으려면, 전미자동차관리협회(AAMVA)가 운영하는 '주간 검증 시스템(State-to-State)'에 가입해야 한다.
이 시스템은 여러 주에서 면허를 중복 발급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주의 DMV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는 기능을 한다.
논란의 핵심: '99999' 코드의 함정
이민자 권익 단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사회보장번호(SSN)' 필드다.
전국 통합 시스템에는 SSN 보유 여부가 포함되는데, 번호가 없는 서류미비자의 경우 시스템상에 '99999'와 같은 특정 코드로 표시될 가능성이 크다.
비영리 언론 캘매터스(CalMatters)는 이 코드가 이민 당국(ICE) 등에 사실상의 '불체자 식별 단서'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B 640'의 약속은 어디로?
이번 조치는 지난 2013년 통과된 AB 640(서류미비자 운전면허 발급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제리 브라운 주지사 재직 시절 약 100만 여명의 불법체류자가 이 법 개정으로 인해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바 있다.
법 통과 당시 가주 정부는 "면허 발급을 위해 수집된 정보를 이민 단속 등 외부 목적으로 공유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었다.
하지만 데이터가 일단 민간 비영리 기관인 AAMVA로 넘어가면, 가주 정부의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법망을 벗어나게 되어 연방 정부나 타 주 기관이 우회적으로 접근할 길이 열리게 된다.
미국 현지 언론 보도 및 여론
현지 주류 언론들도 이 사안을 비중 있게 다루며 '프라이버시 vs 국가 안보'의 대립으로 보고 있다.
캘매터스는 "가주가 연방 기준을 맞추기 위해 가장 취약한 계층인 이민자들의 안전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LA 타임스는 관련 예산 5,500만 달러 승인을 앞두고 주의회 내에서도 찬반 논쟁이 격화되고 있음을 보도하며, 특히 히스패닉과 아시안 커뮤니티의 반발이 거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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