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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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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정부, CA 메디칼 '13억 달러' 지급 유예 폭탄… “민주당 텃밭 옥죄기” 반발

JD 밴스 부통령 직속 ‘반부패 태스크포스’, 역대 최대 규모 메디케이드 자금 동결 발표

박성민 기자
연방 정부, CA 메디칼 '13억 달러' 지급 유예 폭탄… “민주당 텃밭 옥죄기” 반발

메멧 오즈 CMS 국장 “홈케어·호스피스 지출 이상 급증… 해명 없으면 자금 박탈”

뉴섬 가주 지사 강력 반발 “사기 아닌 노인 복지 확대… 선거 앞둔 정치적 인질극”

연방 정부가 캘리포니아(CA)주의 저소득층 및 장애인 공공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칼(Medi-Cal)’에 제공하려던 13억 달러(약 1조 9,500억 원) 규모의 연방 지원금 지급을 전격 유예(Deferral)하는 폭탄을 던졌다.

AP통신, 타임스 오브 샌디에이고 등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JD 밴스 부통령과 메멧 오즈(Dr. Mehmet Oz) 연방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 국장은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캘리포니아주가 메디케이드 전반에 걸친 대규모 의료 사기와 지출 이상 징후를 방치했다”며 연방 자금 동결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연방 건강보험 재정 지원 중단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로, 오는 6월 예비선거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방 정부와 민주당 최대 텃밭인 캘리포니아주 간의 전면전으로 번지고 있다.

단순한 '의료 사기 적발'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의 연방 자금 지급 유예(Deferral)", 그리고 "백악관(트럼프·밴스)·CMS(메멧 오즈) 연합군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정부 간의 냉혹한 '정치적 예산 전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밴스·메멧 오즈 연합군의 파상 공세… “의심스러운 지출 소명하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지난 3월 출범한 ‘정부 예산 사기 근절 태스크포스’의 수장을 맡은 JD 밴스 부통령은 “캘리포니아주가 의료 사기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아 결국 성실한 납세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밴스 부통령은 “국민 세금이 저소득층 어린이나 장애인의 치료비가 아니라, 허위 청구로 배를 불리는 사기꾼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며 가주 정부의 무능을 맹비난했다.

TV 닥터 출신으로 CMS를 이끄는 메멧 오즈 국장 역시 캘리포니아주의 구체적인 지출 항목을 조목조목 문제 삼았다.

오즈 국장은 “캘리포니아의 홈케어(방문 간호) 및 호스피스 지출 성장률이 타 주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다”며, 가주 정부가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 못한 방문 간호 서비스 5억 달러, 불법 체류자 지원 예산 2억 달러 등 총 6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의심스러운 청구 내역에 대해 “테이블에 나와 명확히 해명하라”고 압박했다.

연방 정부는 이번 지급 유예와 함께, 향후 6개월간 전국의 신규 호스피스 및 홈케어 기관의 메디케어 등록을 전면 동결(Moratorium)하고 대대적인 고강도 전수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2026년 5월 현지 감사 보고서와 수사 자료에 따르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나게 심각한 비리가 많이 포착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호스피스(임종 돌봄)와 방문 간호 분야는 현재 사기꾼들의 거대한 꿀통이 되어 썩어 문드러진 상태가 되었다.

미 하원 청문회와 CA주 감사원(State Auditor)이 밝혀낸 실태는 거의 코미디 영화 수준이다.

① 하나의 유령 건물에 '100개'의 호스피스 공장

LA 카운티의 한 허름한 건물 주소로 무려 100개가 넘는 호스피스·방문 간호 업체가 무더기로 등록되어 있는 것이 적발됐다. 실체도 없고 간호사도 없는 '페이퍼 컴퍼니(유령 회사)'를 차려놓고 연방 정부에 "우리 노인 환자 치료했으니 돈 달라"고 허위 청구를 날린 것이다.

② 의사 1명의 면허로 '6,000억 원' 청구

단 한 명의 의사 면허 번호 도용 등을 통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18개 유령 업체가 연방 정부에 청구한 금액이 무려 6억 달러(약 8,000억 원), 청구 건수만 7만 6,000건에 달했다. 한 사람이 24시간 잠도 안 자고 환자를 돌봐도 불가능한 수치다.

③ "안 죽었는데요?" 멀쩡한 노인을 '시한부'로 둔갑

호스피스는 보통 '6개월 미만 살 수 있는 임종 환자'에게 나오는 정부 지원금이 훨씬 크다. 사기꾼들은 멀쩡한 서민 노인들의 신분증을 훔치거나 브로커를 통해 사들인 뒤, "이 노인 곧 죽는다"며 호스피스 환자로 강제 등록해 수천만 원씩 빼먹었다. 실제로 가주 감사 결과, 호스피스 등록 환자 중 "완치되어 퇴원했다"며 멀쩡히 걸어 나가는 비정상적인 비율이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LA 카운티 한 곳에만 있는 호스피스 업체 수가 미국 36개 주의 업체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 의료 천국이라 불리는 플로리다 전체보다 33배나 많은 수치다. 이게 다 세금을 털어먹으려고 몰려든 범죄 네트워크(초국적 범죄 조직까지 개입) 때문이다.

뉴섬 가주 지사 “사기 아니다… 요양원 대신 홈케어 늘린 복지 정책” 정면 반박

하지만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측은 백악관의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연방 정부의 주장을 공식 반박했다.

뉴섬 주지사 대변인실은 공식 X(옛 트위터)를 통해 “캘리포니아주는 그 누구보다 의료 사기를 증오하고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며 “하지만 백악관이 지적한 홈케어 지출 증가는 사기가 아닌 정당한 복지 확대의 결과”라고 맞받아쳤다.

가주 정부는 “노인들을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 전문 요양원(Nursing Home)에 입원시키는 대신, 자신의 집에서 안락하게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방문 간호 시스템을 확장했기 때문에 지출이 늘어난 것뿐”이라며 백악관이 악의적으로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산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의 차기 회계연도(7월 1일 시작) 메디칼 총예산이 약 2,220억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당장 당뇨 환자나 저소득층의 치료가 중단되는 대란은 없겠지만, 연방 자금 13억 달러가 장기간 묶일 경우 가주 재정에 심각한 부하가 걸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메디칼 비리가 심각한 상황인데도 민주당과 개빈 뉴섬 지사가 억울해하고 반격에까지 나선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타겟팅(표적 수사)' 방식 때문이다.

뉴섬 주지사의 항변대로 가주도 메디칼 비리에 대해 단속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캘리포니아주(롭 봉타 법무장관)는 자체적으로 280개 이상의 호스피스 면허를 취소하고, 지난달에도 2억 6,700만 달러 규모의 사기단 21명을 체포하는 등 벼락 단속을 하고 있었다.

또 의료 사기는 공화당이 집권한 텍사스나 플로리다 등 미국 전역에서 다 일어나는 고질병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JD 밴스 부통령은 미네소타, 캘리포니아 같은 '민주당 텃밭(블루 스테이트)'의 예산만 콕 집어서 지급 유예 폭탄을 던졌다. 왜 가주만, 블루 스테이트만 돈줄을 끊나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공화당이 블루 스테이트의 문제만을 지적하며 "민주당이 방만하게 복지 예산 퍼주다가 범죄 조직에까지 세금을 날리고, 심지어 그 돈이 불법 체류자 의료비로 새 나가고 있다"라는 자극적인 선거용 프레임을 짜서 11월 선거에 써먹으려고 한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선거철 노린 ‘블루 스테이트’ 옥죄기인가, 정당한 혈세 지키기인가

정계와 언론들도 이번 조치의 ‘정치적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이 인터뷰 중 “이러한 의료 사기 행태는 대부분 민주당이 장악한 주(Blue States)에서 발생한다”고 노골적으로 발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방 정부는 지난 2월에도 민주당 세가 강한 미네소타주에 2억 5,000만 달러의 메디케이드 자금을 동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진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보수 표심을 결집하기 위해 ‘민주당 주의 방만한 복지 예산과 불법 체류자 퍼주기 단속’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공화당 측은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도 홈케어 사기를 잡기 위해 등록 동결 조치를 취한 전례가 있다”며 정당한 법 집행임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 중단이 아닌 행정적 '지급 유예(Deferral)' 조치라는 점, 그리고 "메멧 오즈 국장이 지적한 홈케어 이상 지출에 대해 뉴섬 지사가 '요양원 대신 홈케어를 택한 정당한 정책'이라고 날카롭게 받아치는 부분에서, 선거철을 앞두고 연방과 지방 정부가 예산줄을 쥐고 흔드는 전형적인 워싱턴 정가의 파워 게임이 본격화되는 신호라는 평가다.

당장 연방 정부의 조치를 100% 뒤집기는 어렵지만, 캘리포니아가 법정 소송과 행정적 지연 작전(버티기)을 총동원해 트럼프 행정부의 발목을 잡고 ‘타협’을 이끌어낼 카드는 충분히 가지고 있다.

연방 정부가 단기적으로 돈줄을 쥐고 옥죄는 선제타를 날린 것은 맞지만, 캘리포니아는 소송을 걸어 돈줄을 강제로 다시 열거나, 엄청난 서류 폭탄으로 검토 시간을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트럼프의 뒤통수를 칠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싸움은 한쪽이 완벽하게 이겨서 뒤집히기보다는, "6개월 동안 법정에서 피 터지게 싸우다가 선거 끝나면 슬그머니 중간 지점에서 적당히 합의"하는 정치적 타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정부와 백악관은 '세금 도둑(의료 사기범)을 잡겠다'는 명분을 내세웠고, 가주 정부는 '정치적 탄압'이라며 소송전으로 맞불을 놨지만, 결국 이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건 당장 내일의 돌봄이 간절한 가주의 취약계층 노인과 장애인들이다.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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