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함에 따라, 미국 정부가 해당 지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제한하는 초강수 조치를 단행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21일 이내에 민주콩고, 우간다, 남수단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별도의 연장 선언이 없는 한 향후 30일간 유지된다.
이와 함께 미 국무부는 우간다와 민주콩고 현지 공관의 모든 비자 발급 업무를 전면 중단했다.
다만 이번 입국 제한 조치에서 미국 시민권자는 제외된다.
미 국무부는 현재 에볼라 확산 지역에 체류 중인 미국인들의 안전한 본국 송환을 위해 CDC 및 미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1,300만 달러(약 180억 원) 규모의 초기 해외원조 자금을 긴급 편성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아종인 '분디부조(Bundibugyo) 변종'... "백신, 치료제 효과 없어"
이번에 발병한 바이러스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아종인 '분디부조(Bundibugyo) 변종'으로 확인되었다.
현재까지 민주콩고와 우간다 접경 지역에서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100여 명에 달한다.
분디부조 변종은 과거 서아프리카를 초토화했던 자이르형 변종에 비해 치사율은 다소 낮지만, 현재 인류가 보유한 에볼라 백신과 치료제가 전혀 듣지 않는다는 점에서 방역 당국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현지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던 미국인 의사 선교사 피터 스태포드(Peter Stafford) 씨가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치료를 위해 독일로 긴급 이송된 상태다.
트럼프는 국경 통제, 학회는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긴급 우려를 표명하며 "현재로서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지만, 이미 행정적·지리적 경계를 넘어 확산하기 시작했다"며 신속한 국경 통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반면 CDC는 "현재 미국 일반 시민들이 본토에서 직면한 즉각적인 위험 수준은 낮은 편"이라며 과도한 공포심을 경계했다.
한편, 미국 감염병학회(IDSA)를 비롯한 의학계는 이번 '여권 감별식'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학회 측은 성명을 통해 "질병은 인간의 여권이나 국적을 알아보고 감염되지 않는다"며,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외국인만을 걸러내는 차별적 공중보건 정책으로는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어 본토로 유입되는 것을 과학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방역 구멍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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