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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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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추방 공포가 남긴 흉터"… 이민 사회, '정신건강 레드존' 진입

박성민 기자
"강제 추방 공포가 남긴 흉터"… 이민 사회, '정신건강 레드존' 진입

연방 정부의 강화된 이민 단속 정책이 이민자 커뮤니티 내에 ‘침묵의 전염병’을 퍼뜨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메릴랜드 등지에서 히스패닉 등 이민자 중심 1차 진료를 수행하는 '조칼로 헬스(Zocalo Health)'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이민자들의 정신적 고통은 이제 개인적 차원을 넘어 국가적 보건 위기로 치닫고 있다.

NPR(공영라디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 정책이 미국 사회에 남긴 보이지 않는 흉터, ‘이민자 커뮤니티의 정신건강 붕괴’에 대해 심층 보도했다.

데이터로 본 ‘이민 사회 정신건강’ 위기 지표

조칼로 헬스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스크리닝 결과는 충격적이다.

진료를 받은 환자의 75%가 임상적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50% 이상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불안(Anxiety)을 호소했다. 이민 사회의 우울과 불안이 일상화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살 충동이다.

환자의 12.5%(8명 중 1명)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데, 이는 일반 대중의 평균 대비 약 2배 높은 수치다.

연구진은 이 공포의 근원이 "법을 잘 지키고 살아도, 언제든 나와 내 가족이 강제로 분리될 수 있다"는 '심층적 무력감(Profound Helplessness)'에 있다고 분석했다.

부모의 추방이 자녀에게 남기는 'PTSD의 유산'

이민 단속의 여파는 성인에 그치지 않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낙인을 찍고 있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은 이번 정책이 아동의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다음과 같이 경고하고 있다.

부모의 추방이나 강제 구금을 경험한 아동은 일반 아동보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을 확률이 2배 이상 높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아동의 신체적 성장뿐만 아니라, 정서 조절 능력과 학습 능력 등 뇌의 핵심 영역에 지속적인 손상을 입히는 ‘독성 스트레스(Toxic Stress)’로 작용한다.

보건 전문가 "정책이 병을 만들고 있다" 경고

바버라 퍼레어 LA 카운티 공공보건국장 등 지역 보건 당국 관계자들은 "지금 이민 사회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은 개인의 유전적 문제가 아니라, 강경 이민 정책이라는 외부적 환경에 의해 유도된 질병"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민자들은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조차 꺼린다. 이로 인해 정신질환이 조기 치료되지 못하고, 결국 응급 상황이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의료 기관이 이민자들에게 안전한 '피난처(Safe Haven)'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보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NPR은 이민 정책을 정치적 프레임이 아닌, '의학적 피해 리포트'로 재해석하고 있다. 특히 '가족 분리'에 대한 공포가 아동의 뇌에 평생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긴다는 점은 향후 차기 정부 보건 정책에서 아주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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