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PORTAL

2026년 6월 4일 목요일

광고 자리 320×100

한인타운 웨스턴 애비뉴 '감시카메라' 7월 본격 가동

이성민 기자
한인타운 웨스턴 애비뉴 '감시카메라' 7월 본격 가동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이 한인타운의 고질적인 치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웨스턴 애비뉴(Western Ave)에 설치 중인 스마트 감시카메라 시스템이 오는 7월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올림픽 블러바드와 샌타모니카 블러바드 사이 총 18개 지점에 배치될 이 카메라는 실시간 영상 모니터링과 차량번호판 자동 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다.

웨스턴 애비뉴는 한인타운의 '등뼈'와 같은 곳이지만, 동시에 '빛과 그림자가 극명하게 교차하는 곳'이다.

이곳은 팬데믹을 거치며 거리에 노숙자 텐트촌이 급격히 늘어났다. 웨스턴 애비뉴는 버스 노선이 많고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도로라, 노숙자들이 거주지로 삼기에 최적의(?) 장소가 되었다.

과거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던 길거리 매춘 조직들도 경찰의 단속을 피해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했던 한인타운 외곽이나 대로변으로 밀려 들어왔다.

단순한 경범죄를 넘어, 노숙자 간의 다툼이나 약물 관련 문제로 인한 강력 범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며, 걷기에 위험한 거리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상권 자체가 위축되었다. 밤늦게 웨스턴 길을 걷는 것을 피하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불문율'처럼 되어버린 상황이다.

당국 "범죄 근절의 핵심 도구"

LAPD와 헤더 헛(Heather Hutt) 시의원실은 이번 조치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감시카메라로 웨스턴 애비뉴를 거점으로 이어져 온 길거리 매춘과 인신매매를 실시간으로 추적, 사후 대응이 아닌 '예방'에 초점을 맞추면서 범죄를 억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카메라의 스마트 차량번호판 인식(ALPR) 기술을 통해 범죄 차량을 즉각 식별하고, 반복되는 불법 행위를 데이터로 축적하여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기반 치안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순찰'이지 '감시'가 아니다" 불만도

그러나 한인타운 주민들과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시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강한 의구심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범죄 예방의 근본적인 대책인 '지상 순찰(Patrol)' 강화나 현재 거리 치안을 위협하는 홈리스 문제 해결은 뒷전이고, 기술적인 '몰래카메라(몰카)식 감시'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감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다.

지역 내 매춘의 뿌리나 문제의 근원지는 픽피코 (Pico-Union) 및 인근 지역, 피게로아(Figueroa) 코리도 일대 등으로 따로 있는데, 왜 하필 한인타운 웨스턴 길을 중심으로 이런 감시망을 집중시키는지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불공정한 행정 타겟팅이라는 것이다.

매춘의 근원지는 결국 '빈곤'과 '마약', 그리고 '성매매 수요'가 있는 곳이다. 그런데 경찰은 근원지(피게로아, 픽피코 등)의 구조적인 원인을 해결하기보다는, 카메라를 통해 '표면적인 현상(웨스턴 길의 매춘부)'만 치우려 한다. 주민들 눈에는 이것이 '근본 치료'가 아니라 '눈앞의 보기 싫은 것만 가리는 땜질 처방'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LAPD는 한인타운이 핫플레이스로 뜨면서 유동 인구가 급증했고, 범죄자들이 이 '먹잇감'이 많은 곳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근원지에서 번져나온 범죄의 파급지'가 웨스턴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진짜 해결해야 할 노숙자 문제와 거리 치안은 방치하면서, 행정 편의주의적 감시망만 확대하는 것이 아니냐"며, 시의원과 LAPD의 대응 방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길거리 매춘'은 카메라로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홈리스로 인한 거리 위협'은 카메라가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주민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결국, 범죄자를 잡는 게 아니라 선량한 주민들을 감시하고, 예산만 낭비하는 꼼수가 될 거라는 것.

하지만 "카메라라도 있어야 범죄자들을 쫓아내거나 나중에 범인을 잡을 수 있다"고 도입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많다.

최근 강력 범죄와 노숙자 관련 사건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았거나, 매일 밤 두려움을 느끼는 상인들과 가족 단위 거주자들은 '사생활보다는 당장의 생존(안전)'이 급하다고 느끼고 있다.

테크놀로지 치안과 지역 정서의 충돌

이번 사안은 미국 대도시에서 흔히 발생하는 '디지털 감시를 통한 치안 강화'와 '주민들의 사생활 및 행정 체감도' 사이의 갈등이다.

언론은 이런 시스템을 '범죄 예방의 현대적 도구'로 평가하지만, 동시에 '시민들의 감시권(Surveillance State)'에 대한 우려를 항상 제기한다.

일부 한인타운 주민들은 카메라 자체가 싫어서라기보다, "당국이 지역사회의 진짜 고통(홈리스, 강력 범죄 등)은 외면하고, 손쉬운 감시 장비 도입으로 성과를 내려 한다"고 느끼고 있다.

7월 가동 이후 실제로 매춘과 강력 범죄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번 감시카메라 설치는 한인 커뮤니티로부터 '주민 감시용 애물단지'라는 거센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성민 기자
©2026 KOREA PORTA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