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개장 앞둔 1,000명 회원제 초호화 ‘클럽 휴(Club Hue)’ 프로젝트도 소송전 휘말려 직격탄
LA 한인타운(K-Town) 밤문화와 외식 산업의 민낯을 보여주는 메가톤급 법정 스캔들이 터졌다.
현직 LA 한인회 회장과 K-Town 밤문화를 지배하는 한인 외식 거물 간의 이번 소송에는 글로벌 미슐랭 스타 셰프들과 유명 인물들이 줄줄이 엮여 있어 이들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이 LA 한인타운 소송은 'K-콘텐츠와 K-푸드 호황이라는 화려한 불빛 아래서 벌어진 동업 자본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아주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송의 서막: LA K-Town '밤의 제왕'의 두 얼굴?
연예·할리우드 비하인드를 가장 지독하게 파헤치는 '뉴욕포스트(NY Post)의 페이지식스(Page Six)'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 9년간 LA 한인타운 웨스턴 애비뉴를 중심으로 화려한 고급 식당과 힙한 라운지 바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K-타운 나이트라이프의 지배자'로 군림해 온 외식 사업가 로버트 김(Robert Kim)씨가 법적 분쟁에 직면했다.
그의 오랜 사업 파트너이자 유력 한인 단체장인 로버트 안(Robert An)씨가 20일, 캘리포니아주 수피리어코트(Superior Court)에 김씨를 상대로 계약 위반, 신의성실 의무 위반, 횡령, 사기성 자산 이전 등의 혐의로 정식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로버트 안 씨는 한인 이민 사회의 가장 상징적인 단체인 'LA 한인회' 회장이자, LA 시정부의 '마리화나 커미션(Cannabis Regulation Commission)' 의장을 맡고 있다.
회삿돈 313만 불로 카드 빚 갚고 사채 돌려막기
소장의 내용은 LA 외식 자본 시장의 어두운 이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로버트 안씨가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두 사람이 공동 소유한 한인타운의 랜드마크 라운지 바 ‘마마 라이온(Mama Lion)’의 금고가 김씨의 개인 지갑처럼 유용되었다.
김씨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마마 라이온의 회사 공금 313만 달러 이상을 빼돌려 자신의 개인 신용카드 대금을 갚는 등 사적으로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금리 비밀 대출도
이에 그치지 않고, 김씨는 안씨의 승인이나 고지 없이 마마 라이온 회사 명의로 23만 6,600달러(약 3억 2,000만 원)의 고금리 사채 대출을 몰래 발생시켰으며, 이 자금의 행방 역시 묘연한 상태다.
문어발 식당들의 '자금 돌려막기'
안씨 측은 또한 김씨가 마마 라이온의 인력, 자금, 원자재를 본인이 새로 확장하던 다른 식당들(라파바, 노리카야, 클럽 휴)의 운영비로 무단 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해당 식당들의 지주회사들까지 이번 대형 소송의 공동 피고로 연쇄 기소되었다.
할리우드 거물들, 미슐랭 스타 셰프들에게 튄 불똥
이번 사건이 주류 언론의 헤드라인까지 장식하고 있는 결정적 이유는 로버트 김씨가 최근 확장한 사업들에 미 미식업계의 전설적인 거물들이 대거 파트너로 참여해 있기 때문이다.
라파바(Lapaba)는 김씨가 지난해 론칭한 고급 파스타 바로, 세계적인 미슐랭 스타 셰프 낸시 실버턴(Nancy Silverton)과 전 세계적인 이탈리안 외식 브랜드 '이탈리(Eataly)'의 주역인 조 바스티아니치(Joe Bastianich)가 공동 참여해 LA 미식가들의 핫플레이스로 뜬 곳이다.
노리카야(Norikaya) 역시 세계적인 미슐랭 스타 셰프인 아키라 백(Akira Back·백승욱)이 참여한 최고급 스시 레스토랑이다.
이곳 역시 또 다른 사업 파트너인 토머스 박씨가 "로버트 김의 자금 오용 정황을 발견했다"며 별도의 법률 대리인을 선임해 재정 전반에 대한 2차 조사에 착수, 내부 분열이 일어났다.
가장 비상이 걸린 곳은 올여름 개장을 앞두고 있던 채프먼 플라자의 ‘클럽 휴(Club Hue)’다.
런던과 LA 베벌리힐스의 상류층 사교 클럽인 ‘소호 하우스(Soho House)’를 벤치마킹해 1,000명 규모의 회원제로 운영될 예정이던 초호화 프라이빗 클럽 프로젝트였으나, 이번 소송으로 인해 자금줄이 묶이며 개장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한류와 K-푸드 호황이 낳은 '자본 과열의 독약'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최근 몇 년간 LA 한인타운으로 주류 대형 자본과 유명 셰프들이 미친 듯이 밀려들면서 발생한 '과잉 호황의 부작용'으로 진단하고 있다.
코러스 부동산의 마크 홍 대표는 페이지식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5년간 한인타운은 젊은 층 유입과 나이트라이프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장됐고, 특히 한식이 미국 주류 문화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으면서 거대 자본이 쏠렸다"고 분석했다.
즉, 시장이 커지자 로버트 김씨 같은 스타 사업가가 미슐랭 셰프들의 이름값을 빌려 무리하게 '문어발식 확장 기획'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기존 사업체의 자금을 끌어다 쓰는 편법 동업의 파국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현재 로버트 김씨는 "나를 향한 소송은 명예훼손"이라며 맞소송을 제기하며 진흙탕 싸움을 예고했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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