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페어필드(Fairfield)의 한 어머니가 9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응급실을 찾았다가 실질적인 진료를 받지 못한 채 귀가했음에도 불구하고, 4,900달러가 넘는 청구서를 받아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

"의사 얼굴도 못 봤는데 4,900달러"

지난 6월 초, 크리스티나 라미레즈(Christina Ramirez)는 기침과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는 갓난아기를 안고 급히 지역 병원 노스 베이 헬스의 응급실을 찾았다.

라미레즈는 접수 후 간호사가 아들의 체중과 산소포화도를 측정했으나, 이후 90분 넘게 대기하는 동안 어떠한 추가 검사나 의사의 진료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아들의 상태가 개선되지 않고 병원으로부터도 아무런 답을 얻지 못하자 무력감을 느낀 그녀는 진료를 포기하고 귀가했다.

라미레즈는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기다리는 데 아무도 오지 않아서 고통스러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몇 달 후, 그녀의 집으로 충격적인 고지서가 날아왔다.

병원 측은 무려 총 4,914달러의 진료비를 청구했다.

이 중에서 라미레즈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보험 적용 후 약 737달러였으나, 진료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수천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의 비용이 청구된 것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응급실 비용이 단순히 의사의 진료비뿐만 아니라, 접수 및 기본 절차를 위한 간호 인력과 병원 시설 자원 사용 등을 포함해 산정된다는 입장이다.

즉, 응급실 문을 열고 들어가 '의료 서비스 공간'에 머무른 것만으로도 비용 발생 대상이 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그 비용이 이번 경우처럼 비정상적으로 너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설 이용료(Facility Fees)’가 미국 의료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미국 내 많은 병원이 환자의 실제 진료 여부와 상관없이 공간 점유에 대한 높은 고정비를 부과하고 있어, 의료 소비자들에게 큰 경제적 부담을 지우고 있다.

라미레즈는 청구액의 세부 내역을 요구했으나 서비스 항목의 모호함으로 인해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이다.

이번 사건은 SNS와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급격히 확산하며 유사 피해 사례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