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식품의약국(FDA)이 한국과 유럽 등지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어 온 자외선 차단 성분인 '베모트리지놀(Bemotrizinol)'을 공식 승인했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이어진 까다로운 심사 끝에 내려진 결정으로, 미국 내 자외선 차단제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FDA의 '베모트리지놀' 승인은 한국 화장품 업계, 특히 'K-뷰티' 선케어 제품의 미국 시장 공략에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모트리지놀이란 무엇인가?
유럽과 한국 등에서는 이미 수십 년간 안전하게 사용되어 온 차세대 자외선 차단 성분이다.
UVA와 UVB를 동시에 차단하는 '광범위(Broad-spectrum)' 차단 효과가 탁월하다.
기존 미국 선크림의 고질적인 단점이었던 '백탁 현상(피부에 하얗게 남는 현상)'이 거의 없고, 발림성이 가벼워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
이번 승인을 통해 베모트리지놀은 FDA가 인정하는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GRASE)' 성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현재 목록에 있는 산화아연(Zinc Oxide) 및 이산화티타늄(Titanium Dioxide)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미국 선크림 시장의 변화 예고
이번 승인으로 미국 소비자들은 곧 한국산 선크림을 비롯한 우수한 품질의 제품들을 현지에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스위스 화학기업 DSM-피르메니히(DSM-Firmenich) 관계자는 "올가을부터 한국산 선크림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인구 5명 중 1명이 70세 이전에 피부암 진단을 받을 정도로 피부암 발병률이 높다.
매년 약 330만 명이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 진단을 받고 있어, 효과적이고 안전한 자외선 차단제 공급은 공중보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FDA 한국산 선크림 성분 인증으로 K-뷰티 열풍이 미국에서 더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K-뷰티 선케어 제품의 경쟁력 강화 및 시장 확대
그동안 한국산 선크림은 뛰어난 사용감(가벼운 발림성, 백탁 현상 없음)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왔지만, 미국 FDA의 까다로운 원료 규제로 인해 정식 진출에 제약이 많았다.
이번에 승인된 베모트리지놀은 한국 기업들이 이미 수년간 사용하며 노하우를 쌓아온 성분이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 규제(OTC 의약품 분류)에 맞추면서도, 기존 K-뷰티 특유의 고품질 제형을 구현한 제품을 정식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콜마 등 주요 ODM/OEM 기업들은 이미 미국 시장 맞춤형 제품 생산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어, 이번 승인을 계기로 미국 현지 인디 브랜드와의 협업 및 자체 브랜드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시장 진입 장벽 완화
미국 시장에서 선크림은 '화장품'이 아닌 '일반의약품(OTC)'으로 엄격하게 관리되어 왔다.
이미 한국과 유럽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성분을 미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제품 개발 및 인증 과정에서 겪던 기술적·행정적 난관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K-뷰티 위상 제고
미국은 세계 최대의 화장품 시장 중 하나다. 이곳에서 한국산 선케어 기술력이 공식적으로 수용되고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낸다면, 다른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존 성분은 안전성 논란
반면, FDA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아보벤존(Avobenzone), 호모살레이트(Homosalate), 옥티살레이트(Octisalate), 옥티녹세이트(Octinoxate) 등 일부 성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전성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성분들이 인체 혈류에서 검출되는 사례가 보고되었고, 충분한 안전성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환경단체인 EWG와 전문가들은 이번 신규 성분 도입을 환영하면서도, 선크림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태도를 경계했다.
호주 선스크린 협회는 "선크림은 마지막 보호 수단일 뿐"이라며 그늘 이용, 긴 옷과 모자, 선글라스 착용 등 물리적인 자외선 차단을 병행할 것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