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은 28일 멕시코 사포판의 대표팀 베이스캠프(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퇴를 선언했다.

홍 감독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는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제게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면서도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다. 제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며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선수를 선택할 때도,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홍 감독은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을 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미리 준비한 입장문만 낭독했을 뿐, 현장에서 취재진의 별도 질문은 받지 않았다.

이번 월드컵 A조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체코전 승리(2-1) 이후 멕시코(0-1패), 남아공(0-1패)에 연달아 패하며 조 3위로 탈락했다.

특히 A조 최하위로 꼽혔던 남아공 전에서의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다잡았던 32강 티켓을 놓쳐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최종 순위는 참가국 확대(48개국) 이후 34위로 집계되었고,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역대 최고의 선수들을 데리고 32강 진출에 실패해 국민들과 축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홍 감독은 2024년 7월 8일 선임 이후 임기를 반년여 남기고 조기 하차하게 됐다.

이번 대회 실패는 2014년 브라질 대회 이후 두 번째 월드컵 도전 실패로, 최고의 기회를 받고도 최악의 성적을 남긴 역대 최악의 대표팀 감독이라는 오명도 남기게 됐다.

언론들은 선임 과정에서의 불공정 논란, 국회 현안 질의 등 부임 초기부터 이어졌던 팬들과의 갈등과 경기력 저하(브라질전 0-5, 코트디부아르전 0-4 대패 등) 문제를 재조명하고 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공식 입장을 정리 중이며, 차기 감독 선임 준비와 함께 월드컵 결과에 대한 기술위원회 보고 등 후속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8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한국 축구는 현재 차기 리더십 교체와 시스템 재정비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홍 감독은 선수, 코치, 감독으로서 일곱 번째 월드컵 여정을 마쳤으며, 멕시코 베이스캠프를 정리하고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