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을 앞두고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의 출전 정지 징계가 극적으로 철회되면서 전 세계 축구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트럼프의 개입' 의혹

지난 2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았던 발로건은 규정상 벨기에와의 16강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FIFA 징계위원회는 지난 5일, 발로건에게 내려진 1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1년간 유예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번 결정의 배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옳은 일을 해 거대한 불의를 바로잡은 FIFA에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다.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최소 세 차례 직접 전화를 걸어 발로건의 징계 철회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도 백악관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를 통해 발로건에 대한 레드카드 판정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사정을 잘 아는 익명의 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벨기에 축구협회는 이번 결정을 두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벨기에 측은 이번 징계 유예가 FIFA가 스스로 명시한 월드컵 규정(레드카드 시 자동 1경기 출전 정지)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해설가인 게리 네빌은 ITV를 통해 "이 결정은 정말 악취가 난다(It absolutely stinks)"며 "모든 팀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규칙이 특정 국가를 위해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FIFA의 이번 조치가 대회 공정성과 정당성에 큰 타격을 주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FIFA 규정상 징계위원회의 결정으로, 출전정지에 대한 12개월 집행유예는 가능하게 돼 있다. 작년 11월 북중미 월드컵 예선 과정에서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저지른 상대 선수 가격에 따른 3경기 출전정지 결정 가운데 2경기 출전정지가 1년 유예된 전례도 있다.

FIFA는 단순한 정치적 압박보다는 미국 대표팀의 성적이 대회 흥행과 직결되는 상황을 감안해 징계 유예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축구협회는 FIFA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은 당초 발로건의 퇴장 자체가 부당했으며, 공정한 조치였다고 주장해 왔다.

발로건은 1년간의 보호관찰 기간을 갖게 되며, 기간 내 유사한 반칙을 범할 경우 유예된 징계가 즉시 집행될 예정이다.

극적으로 팀의 에이스를 되찾은 미국 대표팀은 6일 시애틀의 루멘 필드에서 강호 벨기에를 상대로 8강 진출을 노린다.

1962년 가린샤 사례 이후 전례를 찾기 힘든 이번 '레드카드 사면' 사례가 향후 월드컵 역사에 어떤 기록으로 남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