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Maysak)’이 몰고 온 기습적인 폭우로 인해 중국 남부 지역에 유례없는 홍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대규모 뱀 양식장이 파손되면서 수백 마리의 독사가 마을로 탈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주민들은 홍수 피해에 더해 언제 어디서 뱀이 나타날지 모르는 극심한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다.

뱀 900마리 무더기 탈출… 코브라·살무사 등 독사 포함

지난 10일(현지시간) CNN과 중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헝저우시의 한 뱀 양식장이 수일간 이어진 폭우로 인해 침수되었다.

양식장에 갇혀 있던 코브라, 우산뱀, 살무사 등 치명적인 독사를 비롯해 왕쥐잡이뱀, 물뱀 등 약 900마리의 뱀이 흙탕물을 타고 인근 마을과 주거지로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뱀은 물에 둥둥 떠다니거나 침수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중국 국영 매체와 SNS를 통해 거센 흙탕물 위로 고개를 치켜든 코브라의 모습과 주민들이 뜰채를 이용해 사투를 벌이며 뱀을 포획하려는 영상들이 유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홍수로 밀려온 잔해를 치우다가 코브라에게 물려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인 한 주민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순식간에 수백 마리의 뱀이 탈출했고, 눈으로 본 것만 5~6마리에 달한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광시좡족자치구는 가죽 산업 등 납품을 위한 뱀 사육장이 많다.

태풍과 홍수로 초토화된 중국 남부… 댐·저수지 범람

이번 뱀 탈출 사태의 원인이 된 태풍 ‘마이삭’은 중국 남부에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냈다.

광시 지역의 저수지 두 곳이 범람하고 둑이 무너지면서 해당 지역에서만 최소 6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되었으며, 5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폭우와 산사태, 토네이도 등이 겹치면서 현재까지 중국 전역의 누적 사망자는 38명으로 집계되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재난 지역에 대한 ‘총력 구조’를 특별 지시한 상태다.

탈출한 뱀들이 모두 포획되거나 처리되었는지에 대해 주민들의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당국은 대대적인 수색 및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모든 뱀이 완벽하게 처리되지는 않고 있다.

현장에는 전문 의료진과 구조대원이 급파되어 뱀이 숨어들기 쉬운 물길과 수풀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 및 포획 활동을 벌이고 있다.

헝저우시 비상관리국과 미디어센터는 긴급 지침을 통해 “탈출한 뱀들이 물을 피해 주택 내부, 계단, 건물 구석, 강가 등으로 숨어들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주민들에게는 위험한 독사가 많으므로 절대 직접 뱀을 잡으려고 시도하지 말고 즉시 대피하고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뱀에 물린 환자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당국은 지정 병원인 '헝저우시 인민병원'에 뱀독 해독제 수급을 대폭 늘렸다.

또한 물린 즉시 치료받을 수 있도록 ‘긴급 치료 패스트트랙’ 통로를 개설해 만일의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여름철 홍수 시기에 뱀이 간혹 출몰하는 경우는 있으나, 이번처럼 대규모 상업용 양식장이 파괴되어 수백 마리의 독사가 도심과 마을로 한꺼번에 탈출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홍수가 완전히 가라앉고 잔해 수거 및 정밀 수색이 끝날 때까지 당분간 뱀 출몰 위험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