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불씨가 예멘으로까지 튀며 중동의 불안한 평화가 깨졌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 조직인 후티 반군이 4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하며 사실상 휴전 파기를 선언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예멘 내부의 분쟁을 넘어,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전 중동으로 확산하는 '3면 전쟁(호르무즈, 이란 본토, 예멘)'의 서막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 항공기의 예멘 무단 착륙 시도

이번 충돌의 직접적인 원인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마한항공(Mahan Air)' 여객기의 예멘 사나 공항 착륙 시도였다.

사우디 측은 해당 항공기에 후티 반군을 위한 무기, 미사일 부품, 군사 고문이 탑승했을 것으로 보고 착륙을 저지하기 위해 사나 공항을 공습했다.

후티 반군은 이를 주권 침해로 규정하고, 즉각 사우디 남서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향해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후티 측은 "사나 공항 봉쇄가 해제될 때까지 전 세계 항공사의 사우디 영공 진입을 금지한다"고 경고하며 영공 통제권을 위협했다.

액시오스(Axios)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군사 행동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이를 승인 및 지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미국이 중동의 안보 주도권을 확고히 하고, 이란의 대리 세력을 강력히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인다.

이란 측은 해당 항공기가 평화적인 대표단 호송 임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제재와 사우디의 공격을 '해적 행위'이자 '침략'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스 그룬드베르크 유엔 예멘 특사는 "새로운 폭력의 악순환을 경계해야 한다"며 즉각적인 중단과 대화를 촉구했으나, 현장 상황은 이미 무력 충돌 모드로 전환된 상태다.

전선 확대의 공포

현재 중동은 호르무즈 해협의 미국-이란 대치, 미국 본토의 대이란 공습, 그리고 예멘의 사우디-후티 교전이라는 3개의 전선이 동시에 가열되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입지를 잃자 예멘을 통해 사우디를 압박하는 '우회 공격'을 택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미국이 사우디의 군사 행동을 전폭 지지함으로써, 중동에서의 대리전 양상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관련 양해각서(MOU)는 이미 휴지 조각이 된 상태이며, 이번 사태로 인해 양측의 긴장 완화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졌다.

사우디가 감행한 사나 공항 공습은 2022년 휴전 이후 가장 심각한 군사적 대응이다. 이는 사우디가 더 이상 후티 반군의 도발을 인내하지 않겠다는 '강경 노선'으로 완전히 돌아섰음을 의미한다.

향후 관건은 이란이 예멘을 통해 어느 정도 수준의 비대칭 보복(드론·미사일 공격 강화)을 할 것인지, 그리고 미국이 이란 본토 공격과 더불어 사우디의 예멘 작전을 어디까지 군사적으로 지원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