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지역에서 한인이 운영해 온 대형 헤지펀드 ‘마스 FX(Mars FX)’가 최근에 전격 파산하면서, 투자자들이 예치한 약 6억 달러(한화 약 8,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연 평균 19% 수익률, 월간 손실 제로”라는 유혹적인 조건으로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결국은 파국이었다.
이 펀드의 높은 수익률에 설득되어 개인 자산 관리 전문가나 일부 사모펀드 전문가들까지 자금을 예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마스 파산은 62세 은퇴자부터 전문 자산 관리사까지 500여 명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특히 한인 사회 특유의 ‘지인 네트워크’를 통해 가족 신탁 및 은퇴 계좌 자금이 대거 유입되어 한인들의 피해도 극심하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한인 커뮤니티 최대 규모의 금융 스캔들 중 하나로 다루며 수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스 FX, 파산 보호 신청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마스 FX는 최근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냈으며, 이에 따라 모든 자산 출금이 동결되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연방수사국(FBI)은 물론 영국의 FCA와 버지니아 아일랜드(BVI) 규제 당국까지 이 사건을 통보받고 자금 추적에 나섰다.
언론들은 수사 당국이 자금이 해외 유령 계좌로 빼돌려졌는지, 혹은 초기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소진되었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최소 3개국에서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며, 소송 과정에서 문서 위조와 자금 세탁 혐의가 제기되었다.
현재 펀드 계좌 내에 있어야 할 6억 달러 상당의 자금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운영진은 자금의 정확한 소재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조직적인 금융 범죄
온라인 금융 매체 ‘Fa-mag.com’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단순한 파산을 넘어 조직적인 금융 범죄의 양상을 띠고 있다.
규제받지 않는 기술 파트너를 활용한 자금 세탁과,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수익률 조작 수법은 전형적인 대규모 폰지 사기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
마스 FX는 그동안 연평균 19%의 높은 수익률과 '월 손실 제로'를 보장하며 500여명의 투자자들을 모았으나, 실제 투자처나 운용 보고서가 불투명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의 자금은 미국과 홍콩의 은행 계좌를 통해 이동, 영국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한 기술 회사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히 ‘유령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짜 수익을 만들어내며 투자자들의 피 같은 돈 6억 달러를 조직적으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마스 FX 사태가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치밀하게 설계된 금융 범죄임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적정 의견’을 낸 딜로이트의 책임
투자자들이 마스 FX를 철석같이 믿었던 배경에는 세계적인 회계법인의 보증이 있었다.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는 펀드 붕괴 전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의견(clean opinion)’을 제시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근거로 펀드를 신뢰했으나, 소송에서는 딜로이트가 기술 파트너의 자산을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 과실로 지적되었다.
자금 흐름의 치명적 결함: 2022년에 이미 운영 중단한 ‘그림자 파트너’ TRFX
법원 자료를 통해 드러난 자금의 흐름은 매우 복잡하고 의심스러운 경로를 따르고 있다.
투자금은 미국과 홍콩 계좌를 거쳐 해외 구조로 이동한 뒤, 정체가 불분명한 기술 파트너 기업으로 흘러 들어갔다.
마스 FX의 운영사인 노부스 캐피탈 파트너스는 투자자의 자금을 미국과 홍콩을 거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위치한 Tech RealFX Ltd.(TRFX)로 유입시켰다.
노부스는 TRFX를 거래를 위한 필수적인 ‘기술 파트너’라고 홍보했으나, 실제 공시 문서에는 이들이 허가받은 중개인도, 규제받는 금융 기관도 아님이 명시되어 있었다.
이러한 불투명한 구조를 통해 5억 9,800만 달러의 투자자 자본이 규제받지 않는 기술 기업으로 직접 빠져나갔다.
노버스 측은 이번 파산과 관련, “기술 파트너의 책임”을 주장하며 자금 회수를 시도 중이라고 밝혔으나, TRFX는 “2022년 이후 운영을 중단했고 마스 FX와 계약한 적도 없다”며 정면 반박하고 있다.
즉, 투자자들은 존재하지 않는 ‘죽은 플랫폼’에서 생성된 가짜 데이터를 믿고 투자한 셈이다.
펀드가 붕괴하는 와중에도 운용사 주요 인물 4명은 무려 총 2,200만 달러 상당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는만큼 펀드는 더 붕괴되었다. 투자자들의 돈으로 자신들만 천문학적 수수료 잔치를 벌인 것이다.
통계적 불가능을 이용한 가짜 수익률
“연 평균 19% 수익률, 월간 손실 제로”라는 마스 FX가 주장한 성과는 금융 시장의 상식을 파괴하는 수치였다.
변동성이 극심한 외환 및 금 시장에서 4년 연속 매월 손실 없이 연 19%의 수익을 낸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실질적인 운용이 아닌 서류상의 조작이었음을 시사한다.
기술 파트너인 TRFX는 자신들의 플랫폼이 이미 2022년 10월에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즉, 2024년까지 노부스가 보고한 모든 수익은 존재하지 않는, 죽은 플랫폼에서 생성된 가짜 데이터였다. 사기 범죄를 처음부터 계획한 것이다.
2023년 말, 노부스 관련 회사가 TRFX에서 9,100만 달러를 인출하려다 거절당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이는 펀드 붕괴 수개월 전 이미 자금 유동성이 바닥났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붕괴의 전조가 2023년 말에 이미 있었다.
규제 완화가 초래한 비극과 다국적 수사
이번 사건은 미국의 규제 환경 변화가 투자자 보호에 어떤 구멍을 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되었다.
소규모 펀드에 대한 등록 요건 폐지 등 규제 완화 움직임과 집행 인력의 감소가 이러한 대규모 사기를 조기에 적발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해할 수 없는 고수익은 독약이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과 피해 투자자들은 뒤늦은 후회를 쏟아내고 있다.
독일 투자자 옌스 블로마이어는 “누구도 상품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수익률만 보고 눈이 멀었다”고 고백했다. 지나친 욕심이 리스크에 대한 눈을 완전히 가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손실 없는 수익 ▲복잡한 운용 구조 ▲비공개 파트너십 등을 전형적인 투자 리스크 요소이자 사기 신호로 꼽았다.
미 규제 당국이 소규모 펀드의 보고 의무를 완화하고 집행 인력을 감축한 시점과 맞물려 사건이 발생하면서, 투자자 보호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도 거세다.
현재 당국은 자금 추적과 책임 규명에 사력을 다하고 있으나, 자금이 이미 복잡한 해외 구조로 빠져나가 실제 손실 회수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피해 투자자들은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하여 운영진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자금이 이미 해외로 유출되었거나 탕진되었을 경우, 실질적인 자산 회수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거나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마스 FX 사태는 "너무 좋아 보이는 투자 상품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격언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복잡한 해외 구조와 비규제 파트너십 뒤에 숨겨진 진실은 결국 6억 달러의 증발이라는 비극으로 돌아왔다.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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