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한 번 국제 외교 무대에 초대형 시한폭탄을 던졌다.
1982년 레이건 대통령 이후 44년간 미국 외교의 '성경' 같았던 대만 정책 원칙(6대 보장)을 "그건 옛날 일"이라며 단 한마디로 종이조각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 발언은 미국 조야를 발칵 뒤집어 놓고 있으며,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현지 언론들도 경악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직후,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문제를 중국과 "매우 상세히 논의했다"고 폭로했다.
이는 "대만 무기 판매 시 중국과 사전 협의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대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미 조야와 아시아 동맹국들 사이에 거센 폭풍우를 예고하고 있다.
"레이건의 1982년은 먼 과거"… 무너진 미국 외교의 '성경'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방중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에어포스 원) 안에서 취재진이 '레이건 행정부의 6대 보장(중국과 대만 무기 협의 금지) 원칙을 어긴 것 아니냐'고 날카롭게 묻자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0년대는 꽤 먼 과거다. 시 주석이 먼저 그 이야기를 꺼냈는데 내가 어쩌라는 건가? '1982년 합의가 있으니 말 안 하겠다'고 입을 닫으라는 말인가? 아니다. 우리는 아주 상세하게(in great detail) 논의했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트럼프가 대만 문제를 미·중 간의 '거래 카드(Bargaining chip)'로 쓰고 있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250억 달러 규모 '대만 무기 패키지'의 운명은?
현재 미국은 대만에 이미 공개된 111억 달러 규모 외에 추가로 140억 달러 등 총 250억 달러(약 37조 원) 규모의 무기 판매 패키지를 준비 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결정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1만 5,000km 떨어진 곳에서의 전쟁"이라며 무기 판매를 축소하거나 연기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미 싱크탱크들은 만약 트럼프가 시진핑과의 협상 결과로 대만 무기 판매를 거부하거나 품목을 대폭 축소한다면, 대만에는 치명적인 안보 위기가 올 것이며 미국의 대외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할 것이라 경고했다.
대만을 향한 최후통첩 "미국 믿고 독립 선언 하지 마라"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을 향해 전례 없는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대만이 '미국이 지지해 주니까 독립하겠다'고 나서는 걸 우리는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의 공식 독립 추진을 절대 금지했다. 현 상태(Status Quo)를 유지하라는 시진핑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트럼프가 비행기에서 이 발언을 하기 직전,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방송에 나와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다급히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가 곧바로 "그건 옛날 일"이라며 장관의 말을 뒤집어버려, 트럼프 2기 외교가 철저히 '참모 패싱, 트럼프 독단 거래'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언론들은 백악관 참모들과 트럼프의 '엇박자'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에게 대만은 지켜야 할 민주주의 동맹이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무역이나 북핵 문제 등 다른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가장 비싼 부속품'일 뿐이라는 게 언론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비즈니스맨' 트럼프의 대만 계산법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대만 총통부는 큰 충격을 받고 패닉 상태에 빠진 분위기다.
불똥은 한국에도 떨어지고 있다. 미국이 대만마저 동맹 원칙을 깨고 거래 대상으로 삼는다면, "다음은 한국의 주한미군이나 방위비 분담금 가지고 시진핑이랑 거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장 한국 외교부에도 비상등을 켜게 만들고 있다.
"1982년은 너무 옛날"이라는 트럼프로 인해, 앞으로 국제 외교의 기존 공식들은 다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상황이 오고 있다.
조만간 백악관에서 발표할 대만 무기 판매 최종 승인안을 통해 미·중 간의 진짜 밀약이 뭔지, 트럼프가 대만을 진짜 미국의 국익을 위해 팔아넘길(?) 카드로 쓸 것인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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