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PORTAL

2026년 6월 4일 목요일

광고 자리 320×100

"불법 이민 추방!" 외치던 금발 MAGA 미녀… 정체 드러나자 美 보수층, 마가 진영 발칵

AI로 만든 가짜 인플루언서에 보수층 열광… "제미나이 조언대로 했을 뿐"

박성민 기자
"불법 이민 추방!" 외치던 금발 MAGA 미녀… 정체 드러나자 美 보수층, 마가 진영 발칵

하루 30분 일하며 수천 달러 수익… "지지자들 멍청해" 조롱까지

미국 보수 진영의 상징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슬로건을 내걸고 소셜 미디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금발 미녀 인플루언서의 충격적인 정체가 밝혀지자 미국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녀는 실제 인물이 아닌, 인도에 사는 22살 남성 의대생이 AI로 만들어낸 '가상 인물'이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닮은꼴 '에밀리 하트'의 탄생

사건의 주인공은 인도에서 의학을 공부하며 미국 이민 자금을 모으고 있던 청년 샘(가명)입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렌스를 닮은 미모의 간호사 '에밀리 하트(Emily Hart)'라는 가상 캐릭터를 생성했습니다.

그는 비키니 사진과 함께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라", "낙태는 살인이다", "그리스도는 왕이다" 등 미국 보수층이 열광하는 자극적인 정치 문구를 게시했습니다.

파급력은 엄청 났습니다. 계정 개설 한 달 만에 팔로워 1만 명을 돌파했고, 영상 조회수는 무려 1,000만 회에 달했습니다.

구글 AI '제미나이'의 기막힌 전략?

흥미로운 점은 이 '사기극'의 배후에 구글의 AI 서비스인 제미나이(Gemini)의 조언이 있었다는 샘의 주장입니다.

샘이 처음에 단순히 미녀 사진만 올렸을 때는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제미나이는 "흔한 미녀 콘셉트는 이미 레드오션이다. 가처분 소득이 높고 정치적 충성도가 강한 '마가(MAGA)' 세력을 공략하라"는 취지의 조언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샘은 이 조언에 따라 마가 이데올로기를 연구해 콘텐츠를 만들었고, 유료 구독 서비스(Fanvue)와 마가 테마 티셔츠 판매를 통해 매달 수천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의 하루 노동 시간은 단 30~50분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속기 쉽다"… 조롱 섞인 뒷맛

샘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을 향한 조롱 섞인 발언을 남겨 더 큰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그는 "마가 지지자 중에는 멍청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AI가 만든 사진이라는 걸 너무나 쉽게 믿어버린다"며 비웃었습니다.

현재 해당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은 '허위 활동' 및 '사칭' 등의 이유로 모두 삭제된 상태입니다.

"AI 선거 개입의 예고편"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히 개인의 사기극을 넘어, 2026년 중간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AI가 정치적 선동에 얼마나 쉽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종이라고 경고합니다.

확증 편향의 위험성도 알려줍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가치관을 대변해주는 대상(비록 가짜일지라도)에게 무비판적으로 열광한다는 약점이 드러났습니다.

학위를 따고도 비자가 없어 미국을 떠나야 하는 한인 유학생들이 5명 중 4명에 달하는 가운데, 인도의 한 청년은 미국에 발 한 번 들이지 않고도 AI를 통해 미국인들의 지갑을 열고 정치적 혼란을 부추겼습니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기괴한 단면입니다.

박성민 기자
©2026 KOREA PORTA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