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박 스틸 주한 미국 대사 지명자가 20일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했다.
스틸 지명자는 70년 넘게 이어진 한미동맹을 강화하는데 헌신하겠다며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면서도, 동시에 경제적 통상 문제에서는 '상호주의(Reciprocity)'를 바탕으로 한 매우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스틸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는 단순한 임명 절차를 넘어, 향후 4년간의 한미 관계가 ‘경제적 상호주의’와 ‘한미일 안보 동맹’이라는 두 축으로 재편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미셸 박 스틸 지명자가 대사로 부임하면 한미 관계는 '감성적 동맹'에서 '철저한 계산서 기반의 파트너십'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상호주의 "미국 기업도 한국 기업만큼 대우받아야"
스틸 지명자는 이번 청문회에서 한국에 대해 경제 통상 문제를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빌 해거티 의원이 쿠팡을 거론하며 한국 내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문제를 제기하자, 스틸 지명자는 "미국 내 한국 기업들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 만큼, 한국 내 미국 기업도 동일한 시장 접근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농산물(대두 등)에 대한 비관세 장벽 문제에 대해서도 "직접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논의하여 해결하겠다"고 답해, 취임 후 통상 마찰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3,500억 달러 등)에 대해서도 "재원이 정확히 어디서 나오는지 확인하고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밝혀,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이행을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안보 구상: 한미일 동맹 블록화
안보 분야에서 스틸 지명자의 언어는 매우 전략적이고 공격적이었다.
스틸 지명자는 제임스 리시 위원장의 질의에 대해 "미국, 일본, 한국 간의 매우 강력한 동맹(alliance)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기존의 '3국 협력'이라는 외교적 수사를 넘어, 사실상 '동맹' 수준의 안보 결속을 지향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자신의 부모가 북한 실향민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북한 정권에 대한 강경한 태도와 인태(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의 중요성을 연결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한국의 속담을 인용하기도 했다.
경제와 안보, '거래적 동맹'의 시대
이번 청문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트럼프식 실용주의'였다.
과거 주한 미국 대사들이 한미 동맹의 '가치'에 집중했다면, 스틸 지명자는 동맹을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는 플랫폼'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 기업의 이익 보호와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점검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거래적 관점의 통상은 한국 정부 입장에서 향후 상당한 통상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관계를 '동맹'으로 규정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완성을 의미한다. 이는 향후 한미일이 군사 정보 공유를 넘어 상시적인 공동 군사 작전 체계로 나아갈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한국 경제 규모(세계 6위 발언 등)나 투자 액수(조선업 항목 별도 언급 등)에서 일부 수치적 오류가 지적되었다. 미 언론에서도 이에 대해 "디테일에 대한 숙지 보다는 정치적 메시지에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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