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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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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시대 저무나… 중앙은행 준비자산, 금이 국채 앞질러

금 비중 27%로 급상승, 미 국채 추월... 달러 표시 자산 전체 비중 42%로 달러 체제는 여전히 공고

이지은 기자
달러의 시대 저무나… 중앙은행 준비자산, 금이 국채 앞질러

금이 미국 국채를 제치고 중앙은행의 최대 준비자산으로 부상했다.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순위 1위가 미국 국채에서 금으로 바뀐 것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달러 패권에 대한 의구심, 금값 급등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보고서가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준비자산의 판도 변화, 미 국채에서 금으로

ECB의 '유로화의 국제적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전 세계 중앙은행 준비자산 중 금의 비중은 27%로, 22%에 그친 미 국채를 추월했다.

하지만, 금 비중 확대는 물리적 매입량 증가보다 최근 2년간 금값이 약 두 배 가까이 급등한 평가액 상승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실제 2023년 말 시세 기준으로 재산정 시 금 비중은 16%로, 여전히 미국 국채(26%)보다 낮다.

준비자산 순위가 바뀐 것은 일시적인 평가액의 함정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 국채를 포함한 달러 표시 자산 전체 비중은 42%로 여전히 압도적인 세계 최대 준비자산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의 지위는 여전히 공고한 셈이다.

그럼에도 미 경제계에서는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지위가 흔들리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특히 2026년 초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터키가 준비자산 중 금 130t을 매각·대출한 사례는 위기 시 금의 실질적인 유동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으로 회자된다.

준비자산 순위 변경은 지정학적 요인과 시장 영향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중앙은행의 탈달러화 가속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쟁 이후 미국이 러시아의 달러 자산을 동결하자, 중앙은행들은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자산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중국, 폴란드, 인도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3년 연속 연간 순매입량 1천t을 상회하는 매입세를 유지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를 두고 "지정학적 긴장이 중앙은행들의 강한 금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스테이블코인 기업인 '테더(Tether)'가 지난해 100t 이상의 금을 매입하며 단일 최대 매수자로 등극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금이 더 이상 국가 중앙은행만의 자산이 아님을 시사한다.

유로화의 부상

금과 달러 사이에서 유로화의 위상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유로화 표시 국제 채권 발행액은 1조 유로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중앙은행들이 지정학적 긴장과 러시아 사례 등을 계기로 미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산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준비자산 다변화 전략의 과정에서 미 달러화의 강력한 대안 중 하나로 유로화가 주목받으며 국제 채권 시장에서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자들도 유로존 자산 선호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로화 자산을 안전하거나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산 순유입과 맞물려 유로화가 국제적인 결제 및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미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당장 달러 패권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지정학적 불안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에 경각심을 갖고 있다. 특히 향후 미국 국채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수요가 계속해서 금으로 이동할지 여부가 향후 금리와 달러 가치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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