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환급금까지 압류당했던 피해 부부, 당국 재검토 끝에 전액 환급 및 기록 삭제

9년 전 자택 강도 사건으로 개인정보를 도난당했던 한 부부가, 그 신분증이 악용되어 1만 달러가 넘는 통행료 미납액과 벌금을 뒤집어쓰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샌디와 테리 맥기(Sandy and Terry McGee) 부부가 올해 세금 환급을 신청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북부 캘리포니아의 안티오크에 사는 부부는 세금 환급금이 오렌지카운티 교통국(OCTA)에 의해 압류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큰 충격에 빠졌다.

교통국 측은 부부가 출퇴근 전용 차선인 '91 익스프레스 레인'을 이용하며 발생한 미납 통행료와 벌금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교통국은 1만 달러의 빚이 해결될 때까지 세금 환급금이나 복권 당첨금 등 부부가 받는 모든 국가 지급금을 압류하겠다고 경고했다.

부부는 해당 도로를 이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즉각 확인에 나섰다.

그들이 사는 곳에서 400마일(약 640km) 떨어진 오렌지카운티의 한 교통 당국이 갑자기 그들의 세금 환급금을 압류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샌디는 "91 익스프레스 레인이 뭔지도,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그런 벌금을 물게 된 건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9년 전 자택 강도 피해 당시 도난당했던 운전면허증과 소셜 시큐리티 카드가 범죄에 악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부부는 9년 전 자택 강도 사건의 악몽을 다시 떠올렸다. 당시 강도 사건으로 인해 창문이 깨지고, 서랍은 모조리 다 열려 있고, 물건은 바닥을 굴러다니고, 매트리스까지 뒤집히는 등 집이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보석, 시계, 노트북은 물론, 아이들의 유치(빠진 젖니), 태어났을 때의 팔찌,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식 프로그램, 할머니의 장례식 프로그램, 사진이 담긴 금색 로켓 펜던트 등 가족의 추억이 담긴 상자까지 도난당한 부부는 매일 한밤중에 집의 안전을 확인하고 몇달 동안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등 불면증까지 시달렸다.

사건 9년이 지난 지금도 샌디는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와 전당포를 뒤지며 사라진 가족 유품을 찾고 있다. 그녀는 2년 전 자신의 금화가 시장에 나온 것을 본 적이 있지만, 만나기로 한 여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강도 사건이 남긴 상처를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했지만, 수년간 조용히 진행되어 온 또 다른 절도 피해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샌디 맥기는 "우리는 다 끝난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사건 때문에 강도 피해를 다시 겪는 기분이라 너무 끔찍하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범인은 도난당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 명의로 차량을 등록했다.

범인은 무려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부부의 명의로 차량을 등록하고 91 익스프레스 레인을 상습적으로 이용했다.

이로 인해 부부 명의로 발부된 교통 위반 딱지만 무려 161건에 달했다. 누적된 통행료와 벌금은 1만 달러(약 1,300만 원)를 넘어섰다.

샌디는 6년 전 샌버너디노 카운티의 한 보안관 형사가 남편의 운전면허증을 도용한 남자가 차 두 대를 구입했다고 말했던 사실을 떠올렸다. 강도들은 남편의 옛 운전면허증, 사회보장카드, 출생증명서, 혼인증명서, 그리고 자신의 여권과 출생증명서까지 훔쳐간 상태였다.

억울함은 풀렸지만 피해는 남았다

부부는 경찰 보고서와 신분 도용 관련 증빙 서류를 수집해 교통국에 억울함을 수차례 호소했다.

초기에는 해결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교통국이 자료를 전면 재검토한 끝에 161건의 위반 딱지를 모두 취소하고 압류되었던 세금 환급금을 부부에게 전액 반환했다.

신분 도용은 예고 없이 찾아오며 해결에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된다.

전문가들은 "신분증 도난 시 즉시 경찰 신고는 기본이며, 주요 3대 신용평가사를 통한 '크레딧 프리즈(Credit Freeze)' 신청 및 정기적인 신용정보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