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 보일하이츠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냉동창고 화재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17일 수요일, LA 보일하이츠 소재 '리니지 로지스틱스(Lineage Logistics)'의 '빅 베어(Big Bear)' 냉동창고에서 화재가 시작되었다.
화재는 창고 옥상에서 태양광 패널 유지보수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직원들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공식적인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화재 발생 6일 차인 22일(월) 기준, 소방 당국은 건물의 붕괴 위험과 복잡한 구조로 인해 소방관을 건물 내부로 진입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소방관들은 건물 외벽 일부를 제거하고 외부에서 대량의 물을 살포하며 화재를 국한시키는 '방어적 진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진화가 어려운 이유
화재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것은 매우 드물지만, 냉동창고에서는 종종 일어난다.
냉동창고는 외부 열기를 차단하고 내부 냉기를 유지하기 위해 금속 외벽과 두꺼운 고성능 단열재로 겹겹이 덮여 있는 거대한 '아이스박스' 또는 '보온병' 구조여서 외부 열 차단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내부의 불씨를 찾아내거나 환기를 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래서 화재가 나면 최악의 상황이 된다.
열이 갇히게 하는 이 단열 구조는 차가운 공기를 가두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반대로 화재가 발생하면 내부의 열과 불씨를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고 안에 가두는 효과를 낸다.
화재 시 보통 소방관들이 지붕을 뚫어 연기와 가스를 배출(환기)시키는데, 냉동창고는 두꺼운 단열재와 특수 지붕 구조 때문에 이마저도 매우 어렵다.
내부 진입이 안 되면 소방관들은 밖에서 물을 쏘는 '방어적 진화'를 해야 하는데, 창고 내부에 가득 찬 8,500만 파운드(약 3,860만 ㎏)의 냉동식품과 20m 높이의 대형 철제 선반들이 물줄기를 막아 불씨에 직접 닿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다 이번 대형 냉동창고는 옥상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이러한 대형 철제 선반들 위를 덮고 있어 내부 작업도 불가능한 상태다. 소방관이 진입할 경우 구조물 붕괴로 인한 대형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이렇게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창고 안에 가득 찬 냉동식품과 포장재, 그리고 단열재가 새로운 연료, 땔감 역할까지 하면서 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냉동창고는 불이 한 번 붙으면 단열재와 내부 적재물들이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타들어가기 때문에 외부에서 물을 뿌리는 것만으로는 내부 깊숙한 곳의 불씨를 완전히 끄기가 매우 어렵다.
결국 외부에서 연소 범위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매우 느린 진압 방식밖에 사용할 수 없어 진화가 장기화되고 있다.
대기오염과 호흡기 질환 우려
화재로 인한 연기와 매연이 LA 카운티 전역과 인랜드 엠파이어, 오렌지 카운티 일부 지역까지 확산하며 대기질 경보가 발령되었다.
당국은 민감한 인구층에 실내 활동 자제, 창문 및 문 폐쇄, 공기청정기 사용 등을 권고했으며, 야외 활동 시 N95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일부 학교는 학생들이 안전한 캠퍼스로 대피하거나 등교를 조정하기도 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은 비상사태를 선포하여 주 정부 차원의 자원과 지원을 동원하고 있으며, 주민들을 위한 마스크 배포 및 지원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이번 화재가 완전 진화되기까지 앞으로도 며칠 혹은 몇 주가 더 소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