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파격적인 가격과 '맞춤형(Customization)' 전략을 앞세운 전기 픽업트럭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슬레이트 오토의 도전이 전기차 대중화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슬레이트 오토의 핵심 전략: '최저가'와 '철저한 모듈화'

슬레이트 오토는 최근 기본 가격 2만 4,950달러의 전기 픽업트럭을 공개하며 올해 말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내 신형 전기차 평균 판매 가격인 약 5만 5,000달러(코스 오토모티브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슬레이트의 가격은 가솔린 차량 평균가(4만 9,000달러)보다도 훨씬 낮아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상 반값 전기차인 셈이다.

기본 모델에는 전동 창문이나 도색 등이 제외된 '철저한 맞춤형' 방식을 채택했다.

대신 소비자들은 필요한 기능(오디오 시스템, 전동 창문 등)과 옵션(5,000달러 상당의 SUV 변환 키트 등)을 선택해서 추가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차량 판매 외에도 '차량 액세서리 판매'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현재 18만 대 이상의 사전 예약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18만 대의 사전 예약'은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는 지표다. 일반적인 전기차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에서 10만 대를 넘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놀라운 성과로 평가받는다.

제프 베이조스 등에게서 투자 유치 성공

슬레이트 오토는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를 포함한 유수의 투자자들로부터 7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슬레이트 오토는 미시간주 트로이(Troy)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LA 카운티 카슨(Carson)에 50여 명 규모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실제 차량 생산은 인디애나주 바르샤바(Warsaw) 공장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정체에 빠진 전기차 시장, 전환점 될까?

현재 전기차 시장은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구간을 지나고 있다.

포드(Ford)와 스텔란티스(Stellantis)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으며, 리비안(Rivian)과 루시드(Lucid) 또한 수익성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

전기차 분석가인 제시 토프락(Jessie Toprak)은 "슬레이트는 전기차 시장의 최대 난제인 가격 부담을 해결하려는 소수의 회사 중 하나"라며 "아이디어는 훌륭하지만, 실제 대량 생산과 수익성 확보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분석가 브라이언 무디(Brian Moody)는 "단순히 저렴한 차를 넘어, 강한 개성 표현이 가능한 제품"이라며 "특히 복고풍의 각진 디자인은 남성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전기차 시장이 '기술 경쟁'의 단계를 넘어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슬레이트 오토가 18만 대라는 방대한 예약 물량을 성공적으로 생산·인도하고, 액세서리 판매를 통한 수익 모델을 입증해 낸다면 전기차 대중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