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은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시민권을 자동 부여하는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불법·임시 체류자의 자녀에게 시민권 부여를 제한하고자 했던 행정명령을 6대 3 의견으로 위헌이라 판결했다.
재판관들은 수정헌법 제14조의 '시민권 조항'을 폭넓게 해석하여, 부모의 체류 신분(불법 또는 임시 체류)과 관계없이 미국 영토 내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은 시민권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서에서 시민권은 우리 정치 공동체에 참여할 기본 권리를 갖기 위한 권리이며, 수정헌법 제14조의 제정 취지는 '이 땅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이 약속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우위의 법원이지만 로버츠 대법원장을 포함한 보수 성향 대법관 2명(에이미 코니 배럿 포함)과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이 뜻을 같이했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결론에는 동의했으나, 행정명령이 위헌이라는 논리 대신 연방법을 근거로 삼는 등 다소 다른 법리적 해석을 보였다.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나라에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의회가 법률 개정을 통해 출생시민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이어 이번 출생시민권 제한까지 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며 주요 정책 추진에 타격을 입게 됐다.
판결 직후 미 법무부는 '출생 관광(Birth tourism)'을 목적으로 입국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한 조사를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발표하며 정책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