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워싱턴주 레이크우드에서 발생한 한인 여성 글로리아 최 피살 사건이 최근 CBS '48시간'을 통해 방영되면서, 미국 내 스토킹 및 가정폭력 대응 체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코리아포탈이 미국 CBS의 저명한 시사 프로그램 '48시간(48 Hours)'을 통해 다시금 미국 전역의 공분을 사고 있는 글로리아 최(Gloria Choi) 살해 사건을 미국 현지 보도와 수사 기록 중심으로 재구성해 드린다.
"엄마..." 마지막 교신이 된 911 신고
2022년 1월 2일, 글로리아 최는 자신의 차량을 추격해오는 전 남자친구 빌리 릭먼(Billy Rickman)을 피해 도망치며 911에 긴박하게 전화를 걸었다.
"남자친구가 총을 가지고 따라오고 있다"는 최씨의 절규 섞인 신고 도중 여러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릭먼은 도로에서 최씨의 차를 막아 세운 뒤 총 14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최소 10발이 최씨를 관통했다. 수사 결과, 릭먼은 확인 사살을 위해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치밀함과 잔혹함을 보였다.
예견된 살인: '위험 신호'를 묵살한 경찰
이번 보도의 핵심 쟁점은 사건 발생 전 릭먼이 보여준 수많은 범죄 징후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씨는 이미 릭먼의 폭력과 위치추적 등 스토킹 피해로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낸 상태였다. 하지만 최씨에게 접근금지 명령은 무용지물이었다.
살해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48시간 동안에도 최씨는 차량 타이어 훼손, 절도, 지속적인 추적 등을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명확한 체포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는 결국 살인을 방치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법적 심판과 남겨진 과제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휴대전화 GPS 기록과 문자 메시지 등 결정적 증거를 바탕으로, 배심원단은 2023년 단 2시간 만에 만장일치 유죄 평결을 내렸다.
가해자 릭먼은 가중 1급 살인 혐의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최씨의 유족은 "경찰이 매뉴얼대로만 대응했어도 예방 가능한 죽음이었다"고 주장하며, 레이크우드 시와 경찰 당국을 상대로도 대규모 민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
미국 가정폭력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위험 신호 가중(Escalation of Danger Signs)'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소극적인 행정 처리가 피해자를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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