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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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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영주권 장벽, 고용 불안"… 시애틀 떠나는 외국인 엔지니어들

이성민 기자
"비자, 영주권 장벽, 고용 불안"… 시애틀 떠나는 외국인 엔지니어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본거지인 시애틀 기술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외국인 전문 인력들이 비자 장벽과 고용 불안을 견디지 못하고 미국을 등지는 '조용한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내 최대 IT 거점 중 하나인 시애틀과 벨뷰 지역에서 외국인 하이테크 인력들이 느끼는 고립감과 불안, 탈출 행렬이 미국 주요 매체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언제든 쫓겨날 수 있다"… 비자가 부른 만성적 불안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시애틀 타임즈(The Seattle Times) 등 미국 언론들은 전문직 취업비자(H-1B) 제도가 가진 구조적 취약성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분석한다.

H-1B 비자 소지자는 해고될 경우 60일 이내에 새 직장을 찾지 못하면 즉시 출국해야 한다. 최근 기술 기업들의 잇따른 감원과 채용 축소 분위기 속에서 이 '60일의 유예'는 사실상 퇴거 명령과 다름없다는 평이다.

특히 인도 출신 인력의 경우, 국가별 쿼터 제한으로 인해 영주권을 받기까지 수십 년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이들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 영주권 적체의 늪이다.

정책적 압박: 비용 상승과 규제 강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 기조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해외 신청자에게 부과되는 최대 10만 달러의 추가 수수료와 인상된 비자 수속 비용은 중소 IT 기업들의 외국인 채용 의지를 꺾고 있다.

실제로 전년 대비 H-1B 비자 신청 건수가 26% 급감하고 임금 승인 신청도 줄어든 것은, 미국 내 외국인 전문 인력 시장이 눈에 띄게 냉각되고 있음을 통계로 보여준다.

"연봉 40% 깎여도 고국으로"… 가치관의 변화

미국 매체들은 단순히 경제적 이득 때문에 미국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시애틀에서 근무하던 한 엔지니어는 연봉이 40%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인도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소득 감소보다 '가족과 함께 누리는 신분적 안정'이 더 가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10년간 시애틀에서 생활하며 형성한 인간관계와 사회적 기반을 포기하고 귀국하는 사례가 늘면서, 기술 인력들 사이에서는 "미국은 더 이상 이민자가 환영받는 곳이 아니다"라는 정서가 공유되고 있다.

미국 경제에 미칠 장기적 파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재 유출(Brain Drain)이 시애틀 지역 경제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고액 연봉을 받는 하이테크 기술 인력들의 이탈은 지역 소비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기업들의 혁신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캐나다나 유럽 등 이민 문턱이 낮은 국가들이 미국의 숙련된 인력을 흡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의 독보적인 기술 패권과 글로벌 인재 유치 경쟁력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 현상을 단순한 이민 수치의 변화가 아닌, '미국 기술 경쟁력의 구조적 위기'로 보고 있다.

특히 시애틀 타임즈 등 지역 유력지는 기술 인력의 이탈이 지역 부동산 및 서비스 산업에 미칠 연쇄 효과에 우려를 표하며,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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