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영월 상동광산의 전략적 가치가 주목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심층보도했다.
최근 NYT는 "미국의 텅스텐 확보 노력의 중심에 한국 광산이 있다"고 보도하며, 강원도 영월 상동광산이 글로벌 공급망의 판도를 바꿀 핵심 변수로 떠올랐음을 집중 조명했다.
왜 상동광산인가?
텅스텐은 고온에 강하고 밀도가 높아 미사일, 장갑차, 전투기 등 현대 방위산업과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전략 광물'이다.
현재 중국이 전 세계 텅스텐 공급량의 약 85%를 장악한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의 공급망 무기화에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NYT는 미 국방부가 내년부터 정부 계약업체의 중국산 텅스텐 사용을 금지하려는 계획을 전하며, 상동광산이 그 공백을 메울 가장 현실적인 대안임을 강조했다.
중국 제외 전 세계 수요 40% 공급 잠재력... 향후 45년간 안정적 채굴 가능
몬태나주 소재 기업인 '알몬티 인더스트리(Almonty Industries)'가 운영하는 상동광산은 약 5,800만 톤의 매장량을 자랑한다.
루이스 블랙 알몬티 CEO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상동광산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수요의 약 40%를 공급할 잠재력이 있다"며, 향후 45년간 안정적인 채굴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부터 본격 생산되는 연간 2,300톤 중 2,100톤이 미국으로 향하는 계약은,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얼마나 공격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공급망 전쟁의 서막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중국이 지난해부터 텅스텐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카자흐스탄 광산 채굴권까지 선점하며 '공급망 통제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이 폐텅스텐까지 싹쓸이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군수품 수요 폭발에 대비한 '시장 완전 장악'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지정학적 갈등과 맞물려 텅스텐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주요 보도 및 시장 분석에 따르면, 텅스텐 가격은 1년 사이에 5배에서 최대 6배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2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와 지정학적 긴장감으로 인해 전례 없는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텅스텐 파우더(Tungsten Powder)는 2026년 2월 기준 1,580 RMB/kg을 기록하며, 2025년 초(약 143 RMB/kg)와 비교했을 때 매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APT(파라텅스텐산암모늄)는 2026년 2월 약 950,000 RMB/톤까지 치솟으며 연말 대비 2배 이상의 급성장을 보였다.
전 세계 생산량의 75~85%를 차지하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자원 무기화에 나서며 수출 제한을 강화했다.
특히 올해 초 중국의 수출 물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이 가격 폭등의 결정적인 트리거가 되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인해 미사일, 장갑차 등 군수물자 생산에 필수적인 텅스텐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폭증했다.
광석 함량 감소, 환경 규제 강화, 신규 광산 개발에 소요되는 긴 시간 등으로 인해 즉각적인 공급 확대가 불가능한 상황에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재고 수준마저 매우 낮아져 가격 불안정성이 극대화되었다.
미국과 주요 제조국들이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략적 비축에 나서면서 시장 내 가용 물량을 더욱 귀하게 만들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규 광산 개발이 수년 이상 걸리는 점과 텅스텐의 독특한 특성상 대체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텅스텐의 고가격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의 아픈 손가락
한편, 전문가들은 한국 내 광산에서 채굴되는 핵심 자원이 대부분 미국으로 직수출되는 구조에 대해 향후 한국의 '자원 주권' 및 국내 산업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상동광산이 한국에게 쓰라린 기억으로 남는 이유는 단순히 광산이 외국 기업에 넘어갔기 때문만이 아니라, 국가 경제를 지탱하던 핵심 전략 자산이 시대의 변화와 정책적 판단 착오로 인해 외국 자본의 '전략적 소모품'으로 전락했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1950~60년대 상동광산은 한국 경제의 '심장'이었다.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달러를 벌어들였고, 당시 수출 대금을 뜻하는 '중석불'이라는 용어가 생길 만큼 국가 산업화의 밑거름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중국이 국제 시장에 값싼 텅스텐을 쏟아내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었고, 결국 1994년 채굴이 중단되었다.
1994년 문민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1호 기업으로 헐값 매각되었으나, 이후 IMF 외환위기 등을 거치며 광산은 주인을 잃고 떠돌았다.
2015년 캐나다 기업 '알몬티(Almonty)'가 100% 지분을 인수하면서, 한국 땅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텅스텐 광산이 우리 통제를 완전히 벗어나게 되었다.
텅스텐이 단순한 산업재를 넘어 미사일, 반도체 등에 필수적인 '안보 전략물자'가 되자,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상동광산을 핵심 공급처로 낙점했다.
현재 상동광산에서 채굴되는 텅스텐의 대부분은 계약에 따라 미국으로 향한다.
한국은 정작 필요한 자원을 다시 역수입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고, 국내 산업계는 이 귀한 자원을 공급망의 마중물로 활용할 주권을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상동광산은 과거 한국의 산업화를 일구었던 자랑스러운 유산에서, 오늘날 글로벌 패권 전쟁 속에서 자원 주권을 상실하고 외국 자본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는 광산이라는 쓰라린 자화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