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가 가득했던 롱비치의 축제의 밤이 범죄의 현장으로 변했다.

강도 피해는 물론 폭행까지 당한 피해자가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수많은 사람들 중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축제 뒤에 가려진 안타까운 사건과 '방관'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일어나고 있다.

월드컵 응원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 6월 18일 밤,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한 여성이 무방비 상태로 강도를 당해 큰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인 제니퍼 실바(34) 씨는 축제의 여운을 뒤로하고 귀가하던 길에 겪은 참혹한 기억을 토로하며, 당시 현장의 '집단적 방관'에 대해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

축제 뒤 찾아온 악몽…치아 골절부터 신분증 도난까지

이날 사건은 멕시코와 한국의 월드컵 경기 직후, 롱비치의 한 식당 인근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주차된 차량으로 향하던 실바 씨는 괴한의 기습을 받았다.

범인은 실바 씨의 가방을 강제로 빼앗으려 했고, 이 과정에서 실바 씨는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이 사고로 실바 씨는 치아 골절, 손가락 골절, 손목 탈구, 그리고 전신에 심한 타박상을 입어 긴급히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범인은 가방뿐만 아니라 신분증, 신용카드, 차량 및 집 열쇠가 담긴 소지품 전체를 훔쳐 현장에서 달아났다.

"지나가는 이들만 수십 명"…무관심이 낳은 또 다른 상처

피해자가 더욱 큰 충격에 빠진 지점은 육체적 고통보다 당시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던 실바 씨를 목격한 사람들은 상당수였으나, 그 누구도 911에 신고하거나 구호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실바 씨는 "주변 사람들이 내 비명을 듣고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나쳐 갔다"며, 사건 당시의 무관심이 자신에게 더 큰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호소했다.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지만, 사람들은 그저 지나쳐 갔다.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

경찰 수사 진행 중, 용의자 오리무중

롱비치 경찰은 현재 이 사건을 강력 사건으로 분류하고 주변 CCTV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하지만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난 현재까지 범인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시 현장을 목격했거나 정보를 가진 시민들은 즉시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스포츠의 축제 분위기에 가려져 잊혀질 뻔한 이번 사건은,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잔혹한 범죄와 그에 대응하는 우리 사회의 냉담한 태도에 대해 묵직한 숙제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