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항공청(FAA)이 지난 1973년부터 고수해 온 '육상 초음속 비행 금지' 규정을 폐지하고 새로운 운항 기준을 제안했다.

이로써 50년 넘게 멈춰 섰던 민간 초음속 여객기 시대가 본격적인 재개 기로에 섰다.

50년 만의 규제 패러다임 전환

FAA가 새롭게 제안한 규정의 핵심은 '속도 규제'에서 '소음 규제'로의 전환이다.

과거와 같은 무조건적 금지가 아닌, 지상에 전달되는 소닉붐(음속 돌파 충격파)의 압력이 '제곱피트당 0.11파운드'를 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할 경우 초음속 비행을 허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발표된 행정명령에 따른 후속 조치로, 비행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과거의 소닉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해 이루어졌다.

새로운 규정으로 인해 현재 6시간 이상 소요되는 LA~뉴욕 노선을 3시간대로 단축할 수 있는 차세대 항공기 개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민간 항공기 제조 기업인 붐 슈퍼소닉(Boom Supersonic)은 60~80인승 초음속 여객기 '오버추어(Overture)'를 개발 중이다.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일본항공(JAL) 등 주요 항공사가 이미 사전 주문을 마친 상태이며, 대서양 횡단 노선을 4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초음속 운항이 현실화될 경우 비즈니스 여행객을 중심으로 항공 수요와 노선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규제 완화가 발표되었지만, 정식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몇 가지 중요한 절차가 남아 있다.

FAA는 연방관보 게재 후 45일간 공개 의견 수렴을 진행하여 규정에 대한 다각도의 검토를 거칠 예정이다.

실제 여객 운항을 위해서는 이착륙 소음 기준 확립, 기체 안전성 인증, 항공사별 운항 승인 등 엄격한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FAA는 2027년 중반까지 최종 규정을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상용 초음속기 도입을 위한 법적·행정적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1970년대 콩코드(Concorde)기의 퇴장 이후 침체되었던 초음속 항공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분석한다.

브라이언 베드퍼드 FAA 청장은 "주민들의 소음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항공 기술의 혁신을 장려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라는 항공 업계의 거대한 과제 속에서 초음속기 운항이 탄소 중립 목표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가 향후 지속 가능한 상용화를 위한 또 다른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