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발표한 '글로벌 자산 보고서 2026'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전례 없는 부의 증식을 경험했다.

그러나 화려한 백만장자 증가세 이면에는 심각한 자산 격차라는 어두운 단면이 공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백만장자 제조기'로 등극

지난해 미국에서 순자산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의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사람은 44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하루 평균 약 1,200명이 새로 백만장자가 된 셈이며, 전 세계 백만장자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미국이 차지했다.

국가별 총 백만장자 수는 미국이 2,360만 명으로 세계 1위이며, 중국(530만 명)과 일본(290만 명)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130만 명으로 세계 8위를 기록했다.

증시 강세가 만든 '부의 환상'

보고서는 미국 증시의 지속적인 강세가 개인 자산 증가를 견인한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등하면서 이미 부를 축적한 계층의 자산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성인 1인당 평균 자산이 약 69만 6천 달러로 세계 2위라는 높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숫자에 가려진 '중산층과 서민의 빈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평균의 함정이다.

2020년 이후 미국 성인 1인당 평균 자산은 10%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중위 자산은 오히려 20% 감소했다. 중위 자산의 추락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자산 가격 상승의 혜택이 최상위 부유층에 집중되면서, 일반적인 미국인들은 오히려 인플레이션의 파고 속에서 실질적인 부를 잃고 있다. 이는 자산 격차가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확대되었음을 시사한다.

평균 자산 순위에서는 미국이 세계 2위를 기록했지만, 일반 시민들의 부를 나타내는 '중위 자산' 순위에서는 28위(약 6만 9천 달러)로 곤두박질치며 국가적 부와 민생 경제 사이의 괴리를 여실히 드러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자산 지표가 증시 호황으로 인해 왜곡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자산 가격 상승이 새로운 백만장자를 대거 배출하며 경제적 활력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정작 대다수 서민의 실질적인 삶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팍팍해지고 있다는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