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반도체 및 첨단 디스플레이 제조의 필수 냉각재인 '헬륨'에 대해 전격적인 수출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전략 물자 통제 카드를 다시 한번 꺼내 들며 글로벌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헬륨 수출 금지" 중국 상무부 전격 발표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관세청)는 10일 공고를 통해 헬륨에 대한 '임시 수출 금지'를 발표하고, 즉시 시행에 돌입했다.
당국은 대외무역법 규정을 근거로 들었으나, 구체적인 시행 배경이나 금지 기간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후속 조정 사항은 별도 공고하겠다"며 향후 통제 수준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핵심 소재 '헬륨'이 갖는 전략적 의미
헬륨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서 극저온 냉각제로 사용되는 전략 물자다. 대체가 어려운 고부가가치 소재로, 첨단 산업 공정의 핵심이다.
그동안 중국은 희토류를 필두로 한 핵심 광물 통제권을 통해 대외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이번 헬륨 수출 금지 역시 첨단 산업 공급망을 무기로 삼아 서방의 기술 제재에 대응하려는 '보복성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천연가스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헬륨은 미국, 카타르, 러시아, 알제리 등 대체 수입선은 존재하지만, 중국산만큼 빠르고 저렴하게 확보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언론은 자국 산업 보호와 안보 강화를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하는 반면, 미국 및 서방 경제 언론들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병목 현상을 유발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한국과 대만 등 반도체 제조 강국들에게 즉각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헬륨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정이 반도체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글로벌 전자제품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본 조치 발표 직후, 미 상무부는 긴급 대응 회의를 소집하고 주요 우방국들과 함께 헬륨 공급망 다변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헬륨은 한번 쓰면 공중으로 날아가 버리는 특성이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한 헬륨을 회수하여 정제해 다시 사용하는 '헬륨 리사이클링(Recycling)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한편, 국제 반도체 장비 재료 협회(SEMI)는 즉각적인 성명을 통해 공급망 혼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협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앞선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과 맞물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간의 갈등을 한층 더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중국의 다음 통제 품목이 무엇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