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가 한인타운 인근 피코 블러바드(Pico Blvd)에 대대적인 도로 개선 사업을 예고하면서, 보행자 안전과 상권 생존권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시 당국은 안전을, 상인들은 영업 차질을 이유로 들며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LA시의 도로 개선 계획: "안전이 우선"
LA교통국(LADOT)은 크렌쇼 블러바드에서 피게로아 스트리트까지 약 3.5마일 구간에 보호형 자전거도로와 좌회전 전용 차로를 설치하고 보도를 정비하는 사업을 올해 말 착수한다.
이를 위해 해당 구간의 피코 블러바드 북쪽 스트릿 주차 공간 228개가 제거되며, 차량 통행 차로 또한 방향별 2개에서 1개로 축소된다.
LADOT는 최근 10년간 해당 구간에서 75건의 중상·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사망자 11명이 모두 보행자였다는 점을 들어 '안전 개선'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강조했다.
피코 블러바드는 LA의 주요 동서 횡단 도로 중 하나로, 항상 차량 통행량이 많고 속도도 빠른 편이다.
지역 상인들 "주차난이 곧 매출 감소" 우려
20년 이상 피코 인근에서 사업을 운영해 온 소상공인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이미 부족한 주차 공간이 사라지면 고객들이 방문을 기피할 것이며, 배송 차량 정차 공간마저 확보되지 않아 물류 문제도 심각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업 설명회에 대해서도 많은 상인들은 개최 안내를 받았지만 생업에 바빠 참여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인 행정 처리라고 비판했다.
LA시 "응답자 75% 자전거도로 찬성"
LADOT는 지난해부터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5%가 자전거도로 조성에 찬성했다며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시 당국은 도로 남쪽과 인근 골목의 주차 공간을 재정비하고, 로딩존 및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을 추가하는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피코 블러바드 상인들을 중심으로 '상권 보호 대책 위원회(가칭)' 구성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들은 LA 시의회에 사업 계획 수정과 구체적인 상권 보호 보상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도시 계획 전문가들은 "대도시의 자전거 친화적인 정책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담보로 할 경우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차 시설 확충이나 유연한 시간제 주차 허용 등 보다 정교한 상생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사가 본격화되는 연말까지 시 당국과 상인들 사이의 평행선은 계속될 전망이다. 향후 공사 진행에 따른 영업권 침해 규모에 따라 소송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