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임대료와 인건비, 경기 침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로스앤젤레스(LA) 외식업계에 창업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춘 ‘단기 임대(Short-term Lease)’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장기 계약의 덫, ‘3개월 시험 운영’으로 뚫는다
통상 식당 창업 시 맺어야 하는 3~10년 단위의 장기 임대 계약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진입 장벽이자 거대한 리스크였다.
최근 LA 외식업계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선(先) 영업 후(後) 결정’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실제로 LA 다운타운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다 프라토(Da Prato)’는 지난 5월 건물주와 3개월 단기 임대 계약을 맺었다.
초기 자본 투입과 경영 위험을 최소화한 채 시장성을 검증한 이 레스토랑은, 성공적인 반응에 힘입어 최근 연말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창업자는 장기 임대 부담 없이 사업성을 타진할 수 있고, 건물주는 빈 점포를 방치하는 대신 잠재적 우량 임차인을 확보할 수 있어 양측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입법 움직임: ‘팝업 허가제’ 제도화 속도
이러한 민간의 자구책이 효과를 거두자, 캘리포니아 주의회도 정책적인 지원에 나섰다.
공실 상가를 활용해 커피·차 등 상대적으로 운영 위험이 낮은 소규모 팝업 업체들이 최대 120일간 임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AB 1679에 대한 입법 절차가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26일 캘리포니아 주 하원(Assembly)에서 77 대 0의 찬성으로 통과되어 상원으로 넘어왔으며, 현재는 상원에서 관련 위원회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단계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정식 창업 전 사업성을 시험할 기회가 늘어나며 청년 창업가와 소상공인들의 시장 진입 문턱이 한층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변화된 소비 패턴과 경기 위축 상황에서, 기존의 경직된 임대 관행이 외식업계의 고사를 부추겨 왔다고 지적한다.
이번 단기 임대 모델과 제도적 지원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테스트 베드(Test-bed)’ 중심의 유연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단기 계약이 장기적으로 상권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건물주와 세입자 간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정립이 향후 과제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