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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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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신청 1,160만 건 적체, 이민 시스템 ‘완전 마비’... 합법 이민 신청자까지 추방 위협 내몰려

김도현 기자
이민 신청 1,160만 건 적체, 이민 시스템 ‘완전 마비’... 합법 이민 신청자까지 추방 위협 내몰려

미국의 이민 행정이 사상 최악의 적체 현상을 보이며 합법적인 이민 절차를 밟는 이들마저 추방 위협으로 내몰리는 ‘행정 마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내 합법적 이민 시스템이 사실상 '기능 정지' 상태에 빠졌다는 NPR(공영방송)의 심층 보도가 나오면서, CNN, 워싱턴 포스트(WP) 등 주요 매체들이 이를 '미국 이민 행정의 유례없는 위기'로 규정하고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충격적인 통계: 1,160만 건의 적체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 자료에 따르면, 현재 처리되지 못한 이민 관련 신청은 약 1,160만 건에 달한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1년 만에 대기 건수가 200만 건이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 1기 행정부 4년 동안의 전체 증가 폭을 단 1년 만에 갈아치운 수치다.

접수된 서류가 개봉조차 되지 않은 채 쌓여 있는 분량만 무려 약 25만 건에 육박한다.

신청자가 서류를 보냈지만 담당 직원이 봉투조차 뜯지 않은 채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이다.

이민 시스템에 등록조차 되지 않았으니 직원이 봉투를 뜯었는지 신청자가 확인할 수도 없다. 그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신청자는 서류를 확실히 보냈지만, USCIS가 이를 열어보고 카테고리를 분류하기 전까지는 공식적인 접수 확인을 해주지 않는다.

"보낸 서류가 어디에?"... 접수 확인에만 8개월

언론들이 가장 심각하게 짚는 지점도 단순한 처리 지연이 아닌 '접수 확인 불능' 사태다.

예전에는 며칠 내에 오던 접수 확인서(Receipt Notice)를 받는 데에만 최대 8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보통의 행정 서비스라면 접수 즉시 확인서가 오지만, 현재 미국 이민 시스템은 이 상식이 완전히 깨졌다.

변호사들조차 의뢰인에게 "정말 서류를 보낸 것이 맞느냐"며 서류 발송 여부를 재확인할 정도로 이민 시스템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비자 연장 서류를 보냈는데 합법적인 비자 연장 신청 중임을 증명하는 접수 확인서가 제때 오지 않으면, 직장인은 일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운전면허 갱신도 불가능해진다. 합법 이민자가 졸지에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는 것이다.

단속 현장에서 자신의 신분을 입증할 방법도 없다. 이로 인해 범죄 경력이 없는 합법적 신청자가 단순 불심검문이나 이민법원 출석 과정에서 ICE(이민세관집행국)에 의해 체포되거나 구금될 위험이 과거보다 현저히 높아졌다.

접수 증명서를 받지 못하는 바람에 합법적으로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증명할 길이 없어 법원에서 추방 절차에 직면하는 비극적인 사례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이민 변호사들에 따르면, 이민 재판 중에 있는 신청자가 체류 자격을 연장하거나 변경하기 위해 USCIS에 서류를 보냈음에도, 접수 증명서가 없어 판사에게 신청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고 서류 미제출자로 오인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이민 판사들은 "정부가 발행한 공식 접수증을 가져오라"며 변호인과 신청자를 압박하고 있으며, 이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추방 명령(Removal Order)을 내리겠다고 경고하거나 실제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정부(USCIS)가 행정 마비로 접수증을 주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그 책임을 개인에게 묻는 격이다.

이민 신청 1,160만 건의 적체는 합법적인 절차를 밟는 사람들이 오히려 가장 큰 불안과 피해를 보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서류 지연이 아니라, 수천만 명의 삶을 정지시키고 미국 사회의 인력 공급 체계를 무너뜨리는 국가적 행정 위기 상태다.

지연의 원인: 보안 강화 vs 의도적 억제

이민 신청 적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전문가들의 시각은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소셜미디어 기록 검토, 실제 거주지에 대한 현장 방문 조사, 한층 까다로워진 시민권 시험 등 철저한 심사와 국가 보안 강화를 위해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민 정책 전문가들은 이를 합법 이민마저 차단하려는 '의도적인 지연 전략'으로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민 관련 인권 단체들은 합법적인 절차를 지키는 사람들이 오히려 불법 체류자보다 더 큰 불안감을 느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미국 매체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닌 미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미칠 악영향으로 보고 있다.

공영방송 NPR은 "합법 이민 절차는 이제 '운 좋으면 몇 달, 아니면 무기한'인 복권 게임이 되어버렸다"며 시스템의 불공정성을 강력히 비판했다.

포브스 등 경제지는 "취업 허가 지연으로 인한 숙련 노동자 부족 현상이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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