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퍼난도 밸리 지역의 베트남계 커뮤니티에서 동포들의 신뢰를 악용해 140만 달러 규모의 거액을 가로챈 네일숍 업주 부부가 경찰에 기소되었다.

이들은 높은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감언이설로 이민 사회 특유의 ‘지인 간 신뢰 문화’를 범죄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에 접근하기 어려운 이민자들이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신뢰 기반의 차용 관행'이 어떻게 사기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커뮤니티 내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위네카(Winnetka)에 거주하는 티엔 ‘킴’ 응우옌(Thien "Kim" Nguyen)과 남편 푹 후인(Phuc Huynh) 부부는 캐노가파크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며, 자동차 딜러십, 수출입 사업,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주변에 과시하며 투자를 유도했다.

이들은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일부 피해자에게는 매달 800달러 혹은 하루 100달러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응우옌이 발행한 수표는 부도 처리되었고, 피해자들이 원금 반환을 요구하자 “사업이 어려워 돈이 없다”며 회피했다.

수사 당국이 확인한 피해자는 2019년부터 2023년에 걸쳐 총 12명으로, 이들은 12건의 중범 절도 혐의로 기소되었다.

피해자 화 마(Hua Ma) 씨는 남편의 지인 관계와 응우옌의 화려한 겉모습을 믿고 투자를 결정했다. 마 씨는 여러 차례에 걸쳐 총 10만 5,000달러를 빌려주었으며, 일부 계약에서는 하루 100달러의 이자를 요구받기도 했다.

마 씨가 응우옌에게 받은 수표를 현금화하려 했으나 계좌 잔액 부족으로 거절당했다. 환불을 요구하자 그녀는 돈이 한 푼도 없다고 답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 상업범죄과의 킴벌리 산탄데르(Kimberly Santander) 형사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비슷한 수법으로 11명의 추가 피해자를 속였다.

피해자 중 60대 네일 기술자는 평생 모은 25만 3,000달러를 투자했다가 겨우 240달러만 돌려받았고, 다른 피해자는 친척 관계를 믿고 32만 달러를 빌려줬다가 2만 4,000달러만 회수하는 등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수사관들은 이들 부부가 투자를 명목으로 받은 돈을 사업 운영이 아닌 의류비, 식비 등 쇼핑과 개인 생활비로 탕진한 정황을 확인했다.

마 씨는 민사 소송을 통해 17만 3,000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지만, 아직까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피해자들은 사건 초기 사기 의혹이 커지자 샌퍼난도 밸리 일대 베트남 식당과 상점에 “이 여성에게 돈을 빌려주지 말라”는 경고 전단을 붙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기소된 부부는 현재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은행 대신 지인과 가족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이민 사회의 관행이 대규모 사기 범죄의 먹잇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커뮤니티 전반에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