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로스앤젤레스 이스트 할리우드(East Hollywood)의 혼잡한 도심 교차로에서 상의를 벗은 한 남성이 무인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Waymo)' 차량을 무차별적으로 파손하는 사건이 발생해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대낮의 돌발 행동
사건은 오후 1시 35분경 선셋 블러바드(Sunset Blvd)와 에지먼트 스트릿(Edgemont St) 교차로에서 벌어졌다.
목격자와 시민 신고 앱 '시티즌(Citizen)'에 공유된 영상에 따르면, 남성은 교차로 한 가운데에 멈춰 선 이미 찌그러진 웨이모 차량의 부서진 앞유리 위에 앉은 상태로 지나가는 차량들을 상대로 소리를 질렀다.
차량의 상단에 장착된 핵심 센서와 휘어진 와이퍼를 만지작 거리고, 센서를 향해 말을 걸기도 했다.
이후에는 차량의 지붕으로 올라가 센서에 소리를 지르거나 키스를 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센서의 내부 장치를 잡아 뜯어 던지는 등 계속해서 난동을 부렸다.
발등으로 웨이모를 계속해서 내리 찍기도 하고, 쉴새 없이 돌아가는 센서 속으로 손을 넣거나 센서 내부 장치를 계속 뜯어 던지기도 했다.
경찰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차량에서 내려왔고, 바닥에 엎드린 채 경찰에 의해 순순히 체포를 당했다.
교차로 한가운데 멈춰 선 자율주행 차량으로 인해 일대 교통이 한동안 완전히 마비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은 현장에서 해당 남성을 기물손괴(Vandalism) 혐의로 즉각 체포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정신질환자의 돌발 행동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무인 자율주행차에 대한 일부 대중의 적대감이 과격한 방식으로 표출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와 LA 등지에서는 자율주행 택시의 운행에 반대하는 시위나 개인적인 공격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어 왔다.
15세 십 대 두 명이 웨이모 차량을 타고 주행하며 미성년자 음주와 함께 오비즈(Orbeez) 젤 블래스터 장난감 총을 발사하다가, 웨이모 측의 경찰 신고로 제지당하고 구금된 사건도 최근에 있었다.
테크 매체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 예상치 못한 물리적 공격에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비상 상황 발생 시 시스템이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를 어떻게 방어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촉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웨이모 측은 아직 구체적인 피해 규모나 향후 대응책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근 자율주행 차량이 급증하면서 이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웨이모와 같은 기업들이 안전을 위해 고가의 센서들을 차량 외부에 노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이번 사건으로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자율주행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올수록, 이와 같은 물리적 공격 사례는 기술적 결함만큼이나 큰 사회적 리스크가 되고 있다.
기계는 인간의 돌발적인 분노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은 기술적 발전 속도에 비해, 자율주행차와 인간이 공존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여전히 부족함을 방증한다.
웨이모는 2025년 6월 로스앤젤레스 전역으로 운영을 확대했다. 이 자율주행 차량들은 혼잡한 도시에서 교통 문제를 유발한다는 비판을 종종 받고 있다.
가제트 리뷰는 "빨간 불에 멈춰 선 자율주행 차량에는 엑셀을 밟거나, 경적을 울리거나, 도움을 요청할 인간 운전자가 없다. 그저 다가오는 모든 상황을 감내하며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라며 "이는 더 이상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거리에서 반복되는 실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