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상징적인 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며 지역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2024년 73개였던 폐업 식당 수는 2025년 102개로 급증했으며, 올해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2026년 5월 현재, DC의 외식 산업은 팬데믹 시기보다 더 가혹한 '경제적 퍼펙트 스톰'을 맞이하고 있다.
워싱턴 DC 식당가의 기록적인 폐업 행렬은 현재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와 포브스(Forbes) 등 주요 매체들이 '수도의 미식 위기'로 규정하며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지역 명소들의 비극적인 작별
미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10년 넘게 로건 서클의 명소로 자리 잡았던 중식당 '다홍포(Da Hong Pao)'가 지난 3일 영업을 종료했다.
1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며 로건 서클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으며, 특히 주말마다 제공되는 딤섬으로 유명한 '딤섬 맛집'으로 주말이면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급등한 임대료, 인건비,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5월 3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하게 되었다.
다른 식당들이 일찍 문을 닫는 늦은 밤에도 영업을 하여, 현지인들은 물론 한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곳의 폐업은 현재 DC 식당가가 처한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밖에도 르 몽 루아얄(Le Mont Royal), 조니스 올 아메리칸(Johnny’s All American), 바 필라(Bar Pilar), 그리고 대형 체인인 치즈케이크 팩토리(Cheesecake Factory) 등 유명 식당들이 최근 폐업 대열에 합류했다.
왜 팬데믹보다 지금이 더 힘든가?
세계적인 셰프 호세 안드레스(Jose Andres)는 “지금은 상상 이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가 폐업을 경고했다.
워싱턴 DC의 상징적인 식당들이 급격한 물가 인상과 수요 감소를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임대료와 인건비 급등에 더해, 지정학적 위기(이란 전쟁 등)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연료비 상승이 음식점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여기에 연방 공무원 감원 정책으로 인해 DC의 핵심 소비층이 얇아졌으며, 주민들의 절반 이상이 외식을 줄이고 있다.
주류 판매 비중이 높은 바(Bar)는 매출이 24% 이상 폭락했으며, 20~40달러대의 캐주얼 식당들이 가장 먼저 무너지고 있다.
워싱턴 레스토랑협회(RAMW)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높아진 음식 가격뿐만 아니라 20%가 넘는 팁 문화에도 강력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DC의 일부 식당은 팁 외에도 '서비스료' 명목의 추가 비용을 영수증에 자동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최종 결제 금액이 인근 지역보다 훨씬 높게 느껴진다.
이런 가운데 DC 내부에서 소비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음식값이 저렴한 인근 메릴랜드나 버지니아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매체들은 단순한 경기 불황을 넘어 DC 특유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수도의 핵심 엔진인 공무원 사회의 위축이 식당가 매출 하락의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하며, 신규 오픈 식당이 전년 대비 30%나 줄어든 점에 주목했다.
포브스(Forbes)는 "힘든 수준으로 치솟은 임대료 상승과 운영비(인건비, 연료비 등)를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떠난 자리에 활기가 사라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없이는 DC의 미식 문화가 고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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