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2단계 인증까지 철저히 해도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없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킹 기술보다 무서운 것은 합법적인 경로로 수집된 데이터들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데이터 프로파일링’이라고 지적한다.

왜 내 정보는 안전하지 않은가?

많은 사용자가 개인정보 유출을 해킹의 결과로만 생각하지만, 실제 데이터 브로커(Data Broker)들은 훨씬 더 교묘한 방식을 사용한다.

부동산 등기부 등본, 유권자 등록 명부, 각종 면허 정보와 같은 '공개 기록(Public Records)'은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 이러한 합법적 데이터를 결합하면 얼마든지 중요한 개인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경품 응모, 무료 앱 가입, 온라인 쇼핑몰 회원가입 시 입력하는 사소한 정보 등 일상 속 파편화된 데이터를 결합해도 개인정보를 추출해낼 수 있다.

브로커들은 흩어진 이 파편들을 AI를 통해 재조합하여 한 사람의 소비 성향, 거주지, 가족 관계, 재산 상태를 완벽하게 파악한다. 이렇게 생성된 '개인 프로필'은 다크웹이나 마케팅 업체에 고가로 거래된다.

악용 사례: 보이스피싱에서 신분 도용까지

이렇게 거래된 정보는 개인의 취약점을 정밀하게 파고드는 사기 범죄에 즉각 활용된다.

개인의 대출 내역이나 최근 주소지 정보를 알고 접근하는 지능형 보이스피싱은 피해자가 속아 넘어갈 확률이 매우 높다.

수집된 프로필 정보를 이용해 명의를 도용하거나,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카드론을 받는 등 신분 도용(Identity Theft)은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야기한다.

전문가들의 보안 가이드라인

보안 전문가들은 기존의 계정 보안 조치와 더불어 '데이터 방어'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정기적으로 구글 등 검색 엔진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여 공개된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삭제 가능한 정보는 제거 요청을 해야 한다.

서비스 가입 시 필수 항목 외에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거부하거나 가상의 정보를 입력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정보 제공을 차단해야 한다.

어머니의 성함, 첫 반려동물 이름 등 계정 복구용 보안 질문은 실제 정보 대신 기억하기 쉬운 별도의 거짓 답안을 설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비밀번호와 2단계 인증은 여전히 기본이다. 이것이 뚫리면 사기꾼들에게 ‘안방’을 내주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최신 흐름

미국 내 여러 주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 브로커의 영업을 규제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며, 사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삭제하도록 요구할 권리(Right to be forgotten)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다크웹에서의 데이터 유출 여부를 모니터링해주는 유료 보안 서비스(Identity Protection Service)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개인정보 통합 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자신의 온라인 활동 흔적을 한 번에 지워주는 '디지털 장례식' 서비스나 데이터 삭제 대행 서비스 등 디지털 발자국 관리 도구가 보안의 필수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