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플랫폼 쿠팡(Coupang Inc.)이 최근 한국 내 규제 당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 워싱턴 정계에서 대규모 로비 활동을 펼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인사가 운영하는 로비 회사를 활용해 백악관 등 핵심 기관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5만 달러 규모의 로비 활동
미 연방 상원이 로비공개법(Lobbying Disclosure Act)에 따라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2분기(4월~6월)에 로비회사인 ‘밸러드 파트너스(Ballard Partners)’에 25만 달러(약 3억 7천만 원)를 지급했다.
이는 지난 1분기 17만 달러보다 크게 증가한 금액으로, 대(對) 워싱턴 로비 수위를 대폭 높였음을 보여준다.
백악관, 대통령실, 연방 하원, 그리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 핵심 의사결정 기관들을 대상으로 했다.
미국과 동맹국 간의 경제·상업적 유대 강화가 주요 명분이었으며,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 영국, 유럽연합(EU) 등이 언급되었다.
‘밸러드 파트너스’와 트럼프 행정부의 연결고리
이번 로비를 담당한 밸러드 파트너스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로비업체로 평가받는다.
대표인 브라이언 밸러드는 트럼프 대통령과 수십 년간 친분을 유지해 온 최측근으로, 트럼프 1·2기 캠페인에서 핵심 모금 활동을 주도한 바 있다.
이 회사 출신인 수지 와일스(Susie Wiles)는 현재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녀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밸러드 파트너스에 재직하며 잭슨빌 지역 관리 파트너(Managing Partner)라는 직함을 가졌다. 이는 해당 지역의 운영과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임원급 직책이다.
4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인 와일스는 이 회사에서 단순히 로비 활동만 한 것이 아니라, 로비스트로 등록되어 약 40여 개 고객사를 대리했으며 주로 전략 및 메시지 수립을 주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팸 본디(Pam Bondi) 전 법무장관 역시 과거 이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행정부 내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미-한 규제 갈등 심화
이번 로비는 한국 정부의 쿠팡에 대한 규제 및 조사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7월 1일, 미 연방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는 '닫힌 경쟁: 한국의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가 쿠팡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 보고서는 쿠팡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이에 대해 "국적에 따라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즉각 반박하며, 해당 보고서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편향되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한 외교 갈등 비화
쿠팡을 둘러싼 규제 공방이 미국 의회의 직접적인 개입과 로비전으로 확대되면서, 한-미 간 경제 협력 관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됩된다.
밸러드 파트너스는 한때 백악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보도도 있었으나, 와일스 비서실장을 통해 관계를 회복했다는 설이 유력하여 향후 대(對)정부 영향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 차원에서 한국의 디지털 통상 규제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움직임이 있어, 향후 데이터 보호 규제 등을 둘러싼 양국 간의 법적·정치적 공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