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내에서 '외로움의 유행(Epidemic of Loneliness)'이 공중보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뉴욕 포스트(New York Post)와 SWNS 등 현지 매체들은 이를 치유하는 독특한 직업군인 '전문 포옹가(Professional Cuddler)'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의 공립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엘라 러브(Ella Love, 51) 씨는 8년 전 교단을 떠났다. 만성적인 예산 부족과 생활지도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그녀가 선택한 새로운 직업은 놀랍게도 '전문 포옹가'.
현재 그녀는 누군가를 안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시간당 150달러를 버는 정서적 치유 전문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로켓 같은 연봉보다 깃털 같은 휴식이 필요했다"
러브 씨는 교사 시절 8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지만, 하루 8시간 이상의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전업 포옹가로 전향한 후 그녀는 하루 평균 3시간만 일하며 연간 최대 10만 달러(약 1억 3,700만 원)의 수입을 올린다.
단순히 안아주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300달러의 전문 온라인 과정을 수료하고, 철저한 행동 강령과 경계를 지키는 전문가로서 세션을 운영한다.
누가 '포옹'을 사는가?… 고소득 기혼 남성과 자폐 스펙트럼 고객들
러브 씨의 고객 명단은 우리가 가진 편견을 깨뜨린다.
주요 고객은 기혼인 고소득 전문직 남성들이다. 중년 남성의 고독이 주소득원인 셈이다.
러브 씨는 말한다. "그들은 외도나 이혼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가정 내에서 사라진 친밀감과 온기를 느끼고 싶어 할 뿐입니다."
자폐 스펙트럼이 있거나 타인과의 신체 접촉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그녀의 세션은 '안전한 접촉'을 연습하는 치료 공간이 되기도 한다.
'플라토닉'의 철저한 경계선
이 서비스는 철저하게 비성적인(Non-sexual) 원칙 위에서 이루어진다.
러브 씨는 모든 잠재적 고객을 사전 인터뷰하며, 전문적인 경계가 무너질 가능성이 보이면 가차 없이 거절한다. 철저한 필터링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포옹값을 지불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억눌린 감정을 털어낼 수 있는 '공간'을 사는 것"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외로움'이 산업이 된 미국
미 공중보건국(Surgeon General)은 2023년 보고서를 통해 '외로움'을 흡연만큼이나 치명적인 사회적 위험으로 규정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확산된 전문 포옹 서비스는 이제 시간당 80~150달러의 시장을 형성하며 미국 정서 케어 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연결을 갈망하는 도시의 자화상
뉴욕 포스트는 엘라 러브의 사례가 단순히 '꿀알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발달로 역설적으로 고립된 현대인들이 얼마나 '인간의 온기'를 갈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분석했다.
비록 사생활에서 연인의 질투를 견뎌야 하는 직업적 고충은 있지만, 러브 씨는 자신의 일이 "사람들에게 안전감을 제공하는 가치 있는 노동"이라고 확신한다.
고도로 개인화된 미국 사회에서 '전문 포옹가'는 이제 단순한 이색 직업을 넘어, 무너진 정서적 유대를 복원하는 '마음의 소방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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