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저소득층의 생명줄인 푸드스탬프(SNAP) 프로그램이 유례없는 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였다.
연방 농무부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부당하게 혜택을 누려온 '가짜 빈곤층'을 뿌리 뽑기 위해 전방위적인 단속과 제도 개편을 선언했다.
"벤틀리와 람보르기니의 역설"… 통계가 증명한 부정수급
브룩 롤린스(Brooke Rollins) 농무부 장관은 최근 의회 보고를 통해 충격적인 데이터를 공개했다.
단 한 개의 주(State)에서만 벤츠, 페라리,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고가 슈퍼카를 소유하고도 SNAP 혜택을 받는 이들이 1만 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년간의 조사 결과, 이미 사망한 사람의 명의로 지급된 사례가 24만 건, 여러 주에서 중복으로 혜택을 받은 인원이 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식은 현재 폭스 뉴스(Fox News), 월스트리트저널(WSJ), 그리고 뉴욕 포스트(New York Post) 등 미국의 보수 성향 매체들을 중심으로 매우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특히 "람보르기니를 타는 푸드스탬프 수혜자"라는 자극적인 사례는 미 전역에서 '복지 개혁'에 대한 논쟁을 다시 점화시키고 있다.
'광범위 자격(Broad-Based Categorical Eligibility)' 규정의 함정
언론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광범위 범주 자격'이라는 느슨한 규정을 지목하고 있다.
이 규정은 특정 복지 혜택을 받기만 하면 자산 수준을 별도로 심사하지 않고 SNAP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한다.
이 때문에 수만 달러의 현금이나 고급차를 보유하고도 '서류상 저소득층'으로 분류되는 모순이 발생해왔다.
롤린스 장관은 "이 규정이 실제 도움이 절실한 가난한 이들의 몫을 가로채고 있다"며 자산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탈출'… 효율성을 위한 조직 분산
행정부는 SNAP 운영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물리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
워싱턴 DC에 집중된 관리 인력을 인디애나폴리스, 댈러스, 덴버 등 현장과 가까운 주요 도시로 이전한다.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하여, 절약된 예산을 실제 수혜자들을 위한 지원금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캘리포니아 '캘프레시(CalFresh)'의 선제적 강화
미국 내 최대 수혜 지역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도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캘리포니아판 푸드스탬프인 '캘프레시'는 수혜 자격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이는 연방 정부의 단속 의지에 발맞춘 조치로, 향후 타 주에서도 유사한 자격 강화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성 회복인가, 빈곤층 압박인가
폭스 뉴스는 "납세자의 혈세가 슈퍼카를 굴리는 이들의 식비로 쓰이는 것은 국가적 수치"라며 이번 단속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반면, 일부 진보 매체들은 "극소수의 부정수급 사례를 부풀려 자칫 선량한 저소득층까지 혜택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팽팽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분명한 것은 2026년 미국의 복지 정책이 '무조건적 지원'에서 '철저한 검증'의 시대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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