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법무부가 납세자들의 혈세인 메디케어 예산을 조직적으로 가로챈 역대 최대 규모의 범죄 네트워크를 소탕했다.
피해 금액만 무려 146억 달러(약 20조 원)에 달하며, 이는 전년도 기록의 2배를 뛰어넘는 수치로 미국 보건 시스템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내부자들이 가운을 입고 보건 시스템을 철저하게 악용하고 파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미국 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메디케어 사기(Largest-ever Medicare fraud)'라는 헤드라인으로 CNN, AP 통신, 뉴욕 타임스(NYT) 등 주요 매체의 톱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오퍼레이션 골드러시': 100만 명의 신분을 훔치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사건은 일명 '오퍼레이션 골드러시(Operation Gold Rush)'다.
사기 조직은 해외 명의자를 내세워 유령 의료장비 회사를 인수한 뒤, 도용된 100만 명 이상의 메디케어 번호를 이용해 허위 청구서를 남발했다.
이 단일 사건으로만 무려 106억 달러가 허위 청구되었으며, 피해자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료 장비를 처방받은 것으로 기록되었다.
AI와 딥페이크의 습격: "환자 목소리를 위조했다"
이번 단속에서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인공지능(AI) 기술의 악용이다.
일리노이주에서는 AI 음성 합성 기술을 이용해 환자가 특정 치료에 동의한 것처럼 속여 7억 달러를 청구한 일당이 적발되었다.
환자의 동의서뿐만 아니라 의사의 소견서까지 AI로 정교하게 위조해 감시망을 피했다.
'가운 입은 도둑들'… 무너진 의료 윤리
이번에 기소된 324명 중 96명이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전문 의료인이었다는 사실에 미국 사회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애리조나와 네바다에서는 환자에게 전혀 필요 없는 고가의 상처 치료(Wound Care)를 시행한 것처럼 속여 11억 달러를 가로챈 의료진이 무더기로 검거되었다.
이들은 메디케어의 허술한 승인 절차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었기에 범죄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연방 검찰의 경고: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것"
메릭 갈런드(Merrick Garland) 법무부 장관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은 단순히 돈을 훔친 것이 아니라, 미국의 공중보건 시스템 자체를 공격한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전국 50개 연방 관할구역이 동시에 움직였으며, 법무부는 범죄 수익금을 끝까지 추적해 몰수하겠다고 밝혔다.
CNN은 "메디케어 예산이 AI와 대규모 데이터 도용에 속절없이 털리는 동안 시스템의 구멍은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도로 인해 미국 내에서는 '메디케어 승인 절차의 디지털 전면 개편'과 'AI 범죄에 대한 가중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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