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스톤 국립공원의 평화로운 오후가 비명으로 얼룩졌다.
5월 4일 오후,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대표 명소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인근 트레일에서 대형 회색곰(Grizzly Bear)이 등산객 2명을 공격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옐로스톤에서 발생한 첫 번째 인명 사고였다.
특히 옐로스톤의 상징과도 같은 '올드 페이스풀' 인근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끔찍했던 사고 현장: "피 묻은 모자와 박살 난 시계"
현장을 처음 목격하고 신고한 크레이그 레먼(Craig Lemon)의 증언은 당시의 긴박함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도와달라"는 처절한 외침을 듣고 그가 달려간 현장에는 온몸에 긁힌 상처를 입은 부상자가 쓰러져 있었다.
사고 지점 주변에는 진흙 위의 선명한 곰의 거대한 발자국과 함께, 주인을 잃고 피가 묻은 모자, 뜯겨 나간 손목시계 등이 흩어져 있어 당시 습격이 얼마나 격렬했는지를 짐작케 했다.
부상자는 추위와 공포에 떨고 있었으며, 구조대가 올 때까지 목격자가 자신의 티셔츠를 벗어 덮어주며 안심시켰다.
옐로스톤의 즉각 대응: 주요 지역 '봉쇄'
연방국립공원관리청(NPS)은 이번 사고의 부상자가 15세 소년과 28세 남성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습격 직후 헬리콥터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다.
현장 조사 결과, 공격을 가한 곰은 새끼 2~3마리를 동반한 어미 회색곰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전문가들은 어미 곰이 새끼를 보호하려는 본능 때문에 등산객들을 위협으로 간주하고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NPS는 사고 직후 공중보건과 안전을 위해 즉각적인 후속 조치에 나섰다.
사고가 발생한 '미스틱 폴스(Mystic Falls)' 트레일을 포함해 페어리 폴스(Fairy Falls), 센티넬 메도우스(Sentinel Meadows), 임페리얼 메도우스 등 인근 5개 이상의 주요 등산로와 캠핑장이 무기한 폐쇄되었다.
현재 공원 레인저들과 생물학자들이 투입되어 해당 곰의 개체 식별 및 추가 공격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곰의 동선이 완전히 파악되고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해당 구역의 낚시와 하이킹은 전면 금지된다.
"100야드(91m)의 법칙을 지켜라"
공원 당국은 방문객들에게 강력한 '곰 주의보'를 발령했다.
당국은 곰과는 최소 100야드(약 91미터) 이상의 거리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든 등산객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위치에 곰 스프레이를 소지해야 하며, 최소 3명 이상의 그룹을 지어 이동할 것을 권고했다. 곰 스프레이는 배낭 안이 아니라 '즉시 꺼낼 수 있는 곳'에 두어야 한다.
곰을 갑작스럽게 마주치지 않도록 이동 중에 주기적으로 박수를 치거나, "Hey Bear!"라고 외치거나, 대화를 하여 사람이 있음을 미리 알려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곰은 갑자기 마주칠 때 가장 공격적으로 변한다.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CBS 뉴스는 이번 사건을 보도하며, 최근 기후 변화와 서식지 변화로 인해 곰들이 민가나 인기 관광지 근처로 내려오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초여름은 새끼 곰을 보호하려는 어미 곰의 예민함이 극에 달하는 시기인 만큼, 관광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으나, 정확한 상태는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옐로스톤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공원 공식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실시간 탐방로 폐쇄 현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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