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에 완전히 박멸된 것으로 믿었던 거대 설치류 '뉴트리아'가 캘리포니아주에 다시 창궐하면서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특히 최근 발견된 개체들이 인근 주에서 의도적으로 유입된 정황이 포착되어 사법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유전자 분석의 충격적 결과: "자연 확산 아니다"
과학 전문 매체 TCD와 캘리포니아주 어류야생동물국(CDFW)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주 내에서 발견되는 뉴트리아에 대한 유전체 분석 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캘리포니아 뉴트리아는 과거 잔존 세력이 아니라, 오레건주 중부 개체군과 유전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뉴트리아는 1970년대에 캘리포니아에서 박멸된 것으로 여겨졌으나, 2017년 농업 지역인 산조아킨 밸리에서 다시 발견되어 당국을 당혹케 했었다.
두 지역 사이의 거리와 지형을 고려할 때 자연적인 이동은 불가능에 가깝다.
발견 위치를 고려했을 때, 거리상 너무 멀고 중간 지점에서 발견된 개체도 없기 때문에 인간에 의한 유입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는 것.
이에 따라 당국은 누군가 고의로 뉴트리아를 가져와 캘리포니아에 방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얼마나 심각한가? (생태계 및 경제적 피해)
당국이 뉴트리아 확산을 극도로 경계하는 이유는 이들이 단순한 설치류를 넘어 '생태계 파괴자'이기 때문이다.
남미가 원산지로, 최대 무게 9kg, 길이 102cm까지 자라나는 뉴트리아는 하루에 자기 체중의 25%에 달하는 식물을 먹어 치우며, 특히 뿌리까지 파헤쳐 습지 식생을 완전히 고사시킨다.
또한 제방에 깊은 구멍을 뚫고 서식하는 습성 때문에 캘리포니아의 핵심 인프라인 수로와 제방 시스템에 심각한 물리적 손상을 입힌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노후된 제방과 댐에 큰 위협이다. 물 부족으로 항상 위기에 처하는 캘리포니아의 수자원 시설을 위협하는 불청객인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2017년 재발견 이후 현재까지 약 8,000마리를 제거했다.
하지만 매년 약 500만 달러(약 68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확산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어류야생동물국(CDFW) 생물학자들은 주 내에서 뉴트리아를 완전히 박멸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총력 대응: 탐지견부터 '식용' 제안까지
사태가 심각해지자 당국과 지역 사회는 파격적인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움직임 감지 카메라와 뉴트리아 특유의 냄새를 찾는 전용 탐지견을 동원해 은신처를 추적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개체 수 조절을 위해 과거 뉴올리언스 등에서 시도했던 것처럼 뉴트리아를 식용 요리로 활용하자는 파격적인 주장까지 제기될 정도로 상황이 절박하다. 뉴트리아는 토끼 고기나 칠면조 고기와 비슷한 맛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라 주민들은 자신의 재산이나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뉴트리아를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사살할 수 있다. 사살 후에는 즉시 사진이나 사체를 통해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사향쥐나 수달, 비버 등 토종 동물과 혼동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단 한 마리도 용납할 수 없다"
뉴트리아 근절 프로그램 책임자인 밸러리 쿡(Valerie Cook)은 이번 상황을 "의도적 재유입에 의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언론들은 뉴트리아 한 쌍이 1년에 수백 마리로 번식할 수 있는 엄청난 번식력을 경고하며, 이번 조사가 단순한 생태 조사를 넘어 '환경 범죄'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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