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 워너 사건’ 용의자 체포… 범인은 가명 쓰고 숨어 살던 전과자였다
1991년 북가주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잔혹한 납치·살인 사건의 범인이 무려 34년 만에 붙잡혔다.
첨단 DNA 분석과 안면 인식 기술이 집요한 추적 끝에 가명으로 숨어 살던 60대 노인이 된 살인마를 찾아낸 것이다.
1991년 11월, 멈춰버린 시계
사건은 1991년 11월 25일, 새크라멘토 인근 그라니테 베이(Granite Bay)의 평화로운 주택가에서 시작되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집 안에는 11개월 된 여아가 식탁 의자에 앉아 홀로 울고 있었다. 아기의 엄마인 신디 워너(당시 33세)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실종 3주 뒤, 납치 장소에서 약 40마일 떨어진 포레스트힐(Foresthill)의 외진 숲속에서 워너는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부검 결과, 그녀는 성폭행을 당한 뒤 목이 졸려 살해된 것으로 밝혀져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34년간의 끈질긴 추적: "DNA는 잊지 않았다"
플래서 카운티 셰리프국 미제 사건 전담팀은 범인을 잡지 못했지만 수십 년간 증거물을 보존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마침내 때가 왔다. 최근 콘트라 코스타 카운티 포레스트 연구소의 첨단 DNA 분석 기술을 통해 과거에는 판독이 불가능했던 미세 증거에서 제임스 로헤드 주니어(64세)의 프로필을 추출해 냈다. 결정적 단서였다.
로헤드는 사건 발생 당시 30세였으며, 이미 아동 성범죄 혐의로 11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워너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의 정체까지 드러났다.
'안면 인식'과 가짜 인생의 종말
범인으로 특정되었으나 그의 행적은 묘연했다. 수사 당국은 그가 신분을 세탁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수사팀은 첨단 안면 인식 기술을 가동했다. 과거 로헤드의 사진을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 결과, 새크라멘토에서 멀리 떨어진 애리조나주 불헤드 시티에서 '빈센트 레이놀즈'라는 가명으로 살고 있는 노인을 찾아냈다.
그는 71세인 누나의 집을 은신처로 삼아 머물며 철저히 정체를 숨기고 완벽하게 다른 사람으로 살아왔으나, 결국 2026년 4월 27일 애리조나 현지에서 전격 체포되었다.
주변 이웃들은 그를 평범한 노인으로 알고 있었다.
새크라멘토 지역 방송사인 ABC10은 30살 때의 머그샷과 현재 64세 노인의 얼굴을 대조해 낸 안면 인식 알고리즘(Facial Recognition Technology)의 정확성을 높게 평가하며, "미제 사건 범죄자들에게 더 이상 숨을 곳은 없다"는 경고를 보냈다.
"가족을 위한 정의, 포기한 적 없다"
플래서 카운티 셰리프국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검거가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이 사건은 우리 카운티 역사상 가장 악명 높고 잔혹한 케이스였습니다. 우리는 신디와 그녀의 가족을 위한 정의를 단 한 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플래서 카운티 셰리프인 웨인 우는 새크라멘토 지역 방송사인 KCRA 3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은 수사관들의 마음속에 수십 년간 무거운 짐으로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신디를 포기한 적이 없으며, 그 의자에 남겨졌던 어린 소녀를 포기한 적도 없다"며 "정의는 지체되었으나, 신디의 딸에게는 마침내 실현된 정의"라고 덧붙였다.
유가족들은 범인 체포 소식에 "비로소 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이라며 수사팀에 감사를 전했다.
당시 식탁 의자에 앉아 울고 있던 11개월 아기는 이제 35세의 성인이 되었다.
끔찍한 미스터리와 함께 삶을 시작해야 했던 아이가, 마침내 어머니를 앗아간 혐의를 받는 남자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용의자 제임스 로헤드 주니어는 현재 살인, 납치, 성폭행 혐의로 애리조나주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미제 사건이라도 기술의 발전과 수사관의 집념이 만나면 반드시 해결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집념의 승리, 과학 수사의 승리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34년간의 집념이 만들어낸 과학 수사의 승리'로 규정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또한 "어머니의 품을 알지 못한 채 자란 딸에게, 34년 만에 찾아온 마침표"라며, "1991년 그 주방에서 울려 퍼졌던 소리 없는 비명에 대해, 2026년 수갑이 채워지는 소리가 마침내 답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네티즌들은 해당 기사들의 댓글과 SNS를 통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코 포기하지 않은 셰리프국에 경의를 표한다."
"가명을 쓰고 평범하게 늙어갔을 범인을 생각하니 소름 돋는다."
"당시 홀로 남겨졌던 아기가 무사히 자라 범인의 얼굴을 보게 되어 다행이다."
코리아포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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