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국적 벌크선 ‘HMM 나무호’의 화재 사건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내놓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한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8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선박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근거를 물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대신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I love South Korea)”라고만 답하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나무호가 미국의 ‘해방 프로젝트(선박 구출 작전)’에 동참하지 않고 단독 행동을 하다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강력히 주장해 왔다.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단순 실언인지, 아니면 이란과의 민감한 협상을 앞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려는 전략적 회피인지 분석 중이다.
언론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나무호 사건을 언급하며 한국의 기여를 촉구해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나무호 사건 이전에도 호르무즈 해협의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사랑해” 발언이 겉으로는 우호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국 선박의 안전 문제를 지렛대 삼아 향후 방위비 협상이나 호르무즈 파병 등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란으로부터 종전 조건에 대한 답변 서한을 기다리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한국 관련 이슈가 협상의 변수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나무호 화재의 원인을 두고 미국과 이란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자체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정부 조사단은 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예인된 나무호에 승선해 본격적인 화재 원인 규명에 들어갔다.
한국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며, 미국이 제기한 피격설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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