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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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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손자의 배신'... 91세 치매 할머니 속여 전 재산 가로챈 손자 실형

할머니 조종해 은퇴자금 50만 달러 빼돌려… 할머니 통장엔 50달러도 안 남아

정유진 기자

손자는 패스트푸드·개인 취미용품 제작에 탕진

킹카운티 검찰은 자신의 할머니가 평생 일궈온 은퇴 자금 50만 달러(한화 약 6억 8천만 원)를 속여서 빼돌린 40대 남성에게 징역 24개월을 선고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가족 내 금융 착취의 전형적이다.

십수 년의 신뢰를 배신으로 갚은 손자

피해자인 할머니(91세)는 평소 손자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으며, 불안정한 환경에 있던 손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수년간 경제적으로 지원해왔다.

손자는 할머니의 인지 능력 저하(치매)를 악용해, 할머니가 평생 아껴온 개인 은퇴계좌(IRA)의 전 재산을 자신에게 넘기도록 집요하게 설득하고 조종했다. 치밀한 가스라이팅을 해온 것이다.

결국 할머니는 손자에게 모든 돈을 다 털렸다.

시애틀 경찰 수사 결과, 빼돌린 50만 달러는 할머니의 간병비나 생활비가 아닌 손자의 사치와 개인적 취미를 위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패스트푸드, 주유비, 자동차 부품 구매는 물론, 자신이 직접 제작하던 산악용 차량(ATV) 제작 비용과 개인 주택 모기지(대출금) 상환에 손자가 모두 사용한 것이다.

담당 검사인 카리사 테일러(Karissa Taylor)는 "그 돈은 영원히 사라졌다"며,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방법이 전혀 없음을 시인했다.

이 사건은 할머니가 심각하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아들이 이유를 묻자, 할머니가 "돈이 한 푼도 없다"고 털어놓으며 세상에 드러났다.

계좌 잔고는 50달러도 채 남지 않은 상태였다.

배심원단은 11건의 중범 절도 혐의 중 6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신뢰 관계 악용'과 '중대한 경제 범죄'라는 가중 사유를 적용해 표준 형량보다 높은 2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91세의 고령인 피해자는 현재 정부의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프로그램인 푸드스탬프(Food Stamps)에 의존해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처참한 실정이다.

전문가 제언: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킹카운티 검찰청은 이번 사건 이후 고령자 금융 착취를 막기 위한 대책을 강력히 권고했다.

본인의 자산 현황과 지출 목적을 잘 아는 전문 재정 자문가를 두어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을 감시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지 능력이 온전할 때, 신뢰할 수 있는 다수의 가족과 재정 계획을 공유하고 위임장 대상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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