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5월 21일 총파업 예고라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11일과 12일 양일간 진행되는 '사후조정'은 파업 전 마지막 대화 창구로 꼽히지만, 노사 간의 시각 차이가 워낙 뚜렷해 전 세계 IT 업계와 투자자들이 긴장 속에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11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회의에서 "성과급 제도화 없이는 조정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사의 핵심 쟁점: "제도화 vs 경영권"
이번 갈등의 핵심은 단순히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에 있다.
노조 측은 "그동안 회사는 실적이 좋을 때 나중에 보상해주겠다고 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며, 영업이익의 15% 지급과 성과급 상한(현행 연봉의 50%) 폐지를 단체협약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영업이익의 약 13% 수준을 재원으로 제시하고,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이상의 보상을 약속하며 설득 중이다.
하지만 특정 비율을 고정하여 '제도화'하는 것은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유연성을 저해한다는 입장이다.
"노노 갈등"과 "주주 권리" 논란
한국 매체들은 노조 내부의 이견과 주주들의 반발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반도체(DS) 부문에 집중된 성과급 요구에 대해 가전·모바일(DX) 부문 중심의 노조들이 '전사 공통재원' 설정을 요구하며 노조 간 미묘한 갈등 기류가 흐르고 있다.
매일경제 등 경제지들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고정하는 것은 일종의 '선배당'으로,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 중이다.
외신 및 해외 반응 "글로벌 공급망의 화약고"
해외 언론과 경제 전문 매체들은 이번 사태를 삼성전자의 경쟁력 상실 측면에서 경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는 "AI 반도체 붐으로 메모리 공급이 빠듯한 시점에 18일간의 파업이 발생하면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라며 공급망 붕괴를 경고하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도 "삼성의 생산 차질은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대신 싱가포르나 대만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들은 삼성이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과의 HBM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내부 리스크'가 뼈아픈 실책이 될 수 있다고 꼬집고 있다.
5월 21일 '운명의 날'
사후조정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계획대로 5월 21일부터 18일간의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가 최대 30조 원 규모의 손실을 입을 수 있으며, 이는 주가에도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 시 글로벌 고객사들이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으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 이탈'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크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임금 인상' 투쟁을 넘어, 한국의 경직된 노동 문화와 글로벌 스탠다드 사이의 충돌을 보여준다.
노조는 SK하이닉스로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확실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고, 회사는 '미래 투자 여력'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그 피해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이번 사후조정에서 극적인 합의가 도출될지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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