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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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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무서워. 차라리 단독주택 사지"… LA 콘도 거래량 20년 만에 '최저치'

소송 규제와 높은 금리가 만든 '유령 시장'… 단독주택보다 가격 더 떨어진 LA 콘도 잔혹사

박성민 기자
"관리비 무서워. 차라리 단독주택 사지"… LA 콘도 거래량 20년 만에 '최저치'

한때 단독주택의 실속 있는 대안으로 꼽혔던 로스앤젤레스(LA) 콘도 시장이 높은 금리와 치솟는 유지비라는 '이중고'에 가로막혀 20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LA 부동산 시장의 핵심 축 중 하나인 콘도 시장이 20년 만에 최악의 결빙기를 맞았다는 소식은 LA 타임스, 리얼 딜(Real Deal), 블룸버그 등 경제·부동산 전문 매체들이 "내 집 마련 사다리의 붕괴"라는 관점에서 심층 보도하고 있다.

2005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

부동산 데이터 업체 애텀(ATTOM)의 최신 보고서는 LA 부동산 시장의 위험 신호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LA 콘도 시장은 문자 그대로 '거래 절벽'을 경험하고 있다.

1~2월 거래량이 2,000건을 밑돌며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이 활발했던 5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40% 이상 증발한 수치다. 거래량이 5년 만에 거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특히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단독주택 가격이 1.6% 하락하며 버티는 동안, 콘도는 4.5% 하락하며 경기 변동에 훨씬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숨은 비용'의 역습, 배보다 배꼽이 큰 관리비(HOA)

단순히 매매가만 문제가 아니다. 매달 지불해야 하는 고정 비용이 구매자들을 시장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가파르게 오르는 관리비(HOA)와 캘리포니아의 기후 위기로 인한 건물 보험료 인상은 대출 이자만큼이나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중간가격 70만 달러의 콘도를 사려고 해도, 높은 금리에 수천 달러의 HOA까지 더해지면 실질적인 주거비용은 단독주택에 육박하게 된다.

콘도를 살 바에야 차라리 단독주택을 사는 게 나은 상황이 된 것이다. 미국 주거 문화의 근간에는 '단독주택 선호'가 깊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건물이나 취향을 넘어 '아메리칸 드림', '성공과 독립'의 상징과도 같다.

미국인들은 벽을 공유하지 않는 독립된 공간, 그리고 내 마음대로 고치고 꾸밀 수 있는 자유를 중시한다.

뒷마당(Backyard)을 이용한 바비큐 파티, 아이들이 뛰어노는 마당, 반려견을 위한 공간은 미국 중산층 삶의 필수 요소다.

이것을 포기하면서 사회 초년생이나 은퇴 세대가 가성비 실속용으로 콘도를 산 것인데, 치솟는 관리비와 금리로 인해 그 가치가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공급의 기근, 개발업자들도 콘도를 외면한다

시장에 나올 새 콘도가 없다는 점도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캘리포니아 특유의 규제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법상 HOA는 완공 후 10년까지 시공 결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소송 리스크를 피하려는 개발업자들은 분양용 콘도 대신 임대용 아파트 건설로 대거 선회했다.

최근 LA의 신규 건설 허가는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장기적인 주급 수급 불균형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 전망 "노후화와 고비용의 악순환"

전문가들은 LA 콘도 시장이 '질적 저하'의 시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건물이 노후화될수록 특별 분담금(Special Assessment)과 수리비는 늘어나고, 이는 다시 투자 가치를 떨어뜨려 거래를 막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다.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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